'국가 내 국가' 헤즈볼라…"세계 최대 중무장 비국가 행위자"[딥포커스]

이스라엘 레바논 침공 계기 결성…나스랄라도 이스라엘 행동의 결과
로켓·미사일 15만~20만 발 보유…'드론전'도 가능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중동 지역이 전면전 분위기에 휩싸이고 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교전이 격화되면서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헤즈볼라가 결성되는 순간부터 악연으로 맺어진 관계로 사실상 갈등은 불가피하다.

지금은 헤즈볼라는 결성 초기 테러를 일삼던 모습과 비교해 군사력이 한 나라의 국방력에 버금갈 정도로 커졌다.

헤즈볼라는 '레바논 내전'(1975~1990년)을 계기로 탄생했다. 이스라엘이 내전 중인 레바논 남부를 침공해 해당 지역을 거점으로 자국을 공격하던 팔레스타인 게릴라를 추방하자 레바논 내 시아파 그룹이 이란의 지원을 받아 이스라엘의 점령에 맞서 결성한 것이 헤즈볼라다.

현재 헤즈볼라의 수장인 하산 나스랄라도 지난 1992년 압바스 알 무사위 헤즈볼라 공동 창립자를 암살한 후 자리를 이어받은 인물이다. 나스랄라는 △7명으로 구성된 슈라 의회 △정치 의회 △지하드 의회 △국회 △행정부 △사법 의회 등을 감독한다.

'신의 당'이라는 뜻의 헤즈볼라는 미국과 프랑스 주둔군에 테러를 가하면서 '극단주의 무장 세력'으로 이름을 알렸다.

특히 헤즈볼라는 주적인 이스라엘과는 그동안 여러 차례 부딪쳤다. 지난 1994년 아르헨티나의 유대인 커뮤니티 센터 차량 폭탄 테러와 런던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 폭탄 테러 등을 자행했으며 2006년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군인을 납치한 것을 계기로 '7월 전쟁'이라 불리는 2차 레바논 전쟁이 발발해 약 한 달간 교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란과 시리아, 이라크 등의 지원을 받으면서 헤즈볼라의 군사력은 그때보다 더욱 강해졌다. 주요 지원국인 이란은 헤즈볼라에 훈련, 무기를 제공하며 매년 수억 달러를 지원하고 있다고 미국 국무부는 전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전투원 4만5000명을 비롯해 다양한 종류와 사거리의 포탄, 약 15만 발의 포탄과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헤즈볼라의 수장인 하산 나스랄라는 과거 전투원 규모가 10만 명 이상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 관구의 키르얏 비알릭 주민들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인한 피해를 점검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이날 수천 개의 로켓 런처(발사기) 파괴를 목표로 하이파 관구의 군수 생산시설과 공군기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2024.09.22 ⓒ AFP=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특히 헤즈볼라는 이란의 '알마스-3' 대전차 미사일과 '파테-110' 등 사거리가 300km에 이르는 단거리 정밀 탄도미사일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란산 무인기(드론)인 '샤헤드-101'도 갖추고 있어 드론전에 대한 대비도 가능하다. 샤헤드-101은 무소음 드론으로 저고도 비행도 가능해 요격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의 아사프 오리온 분석가는 "헤즈볼라가 보유한 포병 무기가 대부분의 국가가 보유한 것보다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헤즈볼라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중무장한 비국가 행위자'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헤즈볼라는 세력을 넓혀 정계에도 진출했다. 지난 1992년엔 8명의 의원을 배출했고 2005년엔 연정 내각에 참여해 집권세력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지난 2022년 열린 총선에서도 128명으로 구성된 의회에서 13석을 차지했다.

영국 BBC는 헤즈볼라는 군사·안보·정치적 영향력과 사회 서비스 제공을 통해 정부 기관과 경쟁하는 ‘국가 안의 국가’로서 군림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일부 레바논 사람들은 헤즈볼라가 레바논의 안정을 위협하는 세력이라고 생각하지만, 시아파 내에서는 헤즈볼라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헤즈볼라의 세력 확장에 미국은 헤즈볼라를 지난 1997년 '해외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으며 나스랄라를 포함한 일부 대원들을 '특별 지정 글로벌 테러리스트'로 분류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