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물러서" 이스라엘 공세강화했지만…"레바논 침공은 도박"
고위 지도자 사살부터 선제 타격까지…마지막 카드는 '지상군 투입'
NYT "지상군 투입은 도박…전선 확대 및 헤즈볼라 군사력 변수"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쟁에 이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중동 정세가 일촉즉발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후퇴할 때까지 밀어붙일 기세지만 헤즈볼라도 물러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레바논에선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해 어린이 35명과 여성 58명을 포함해 492명이 사망하고 1645명이 부상했다.
이번 공습은 지난주부터 이어진 레바논 전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광범위한 공격의 연장선으로 군사적 압박을 통해 이스라엘 북부 국경 지역 주민들을 귀환시키기 위한 전략이라고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은 평가했다. 이스라엘은 지난주 국경 주민들의 귀환을 가자지구 전쟁의 목표에 포함시켰다.
이스라엘은 주민들의 안전한 귀환을 위해 지난 2006년 채택된 유엔 안보리 1701호에 따라 헤즈볼라를 국경 북쪽 리타니강 위로 철수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스라엘은 지난주 레바논 베이루트를 공습해 이브라힘 아킬 헤즈볼라 최고 사령관과 아마드 하흐무드 와하비 고위 사령관 등을 사살했고 헤즈볼라 특수 작전 부대인 라드완 부대도 표적 공격해 지도부를 거의 제거했다.
지난 21일엔 레바논의 미사일 및 로켓 발사대와 저장고를 공격했고 이날 공습도 레바논 남부의 비축기지와 창고, 발사대를 겨냥했다. 헤즈볼라 고위 지도부 등을 암살하고 교전에 사용될 무기를 선제 타격하면서 혼란을 야기시키는 모습이다.
그러나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의 군사적 압박에 손 놓고 당하지만은 않고 있다. 헤즈볼라는 지난 22일 이스라엘 북부 도시 하이파 인근에 100여 발의 미사일을 발사해 3명이 사망하고 4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애틀랜틱 카운슬은 헤즈볼라가 리타니강 위로 철수하지 않을 경우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 대한 지상 침공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스라엘이 최근 공습을 강화하고 있는 이유도 기갑부대, 포병, 특수부대 등 지상군 투입에 앞서 위험 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할 때도 공습이 선행됐다.
이스라엘 야권에서도 헤즈볼라와의 지상전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인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는 이날 "지상 침공이 필요하다면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것은 '도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선의 확대와 헤즈볼라의 강한 군사력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가자지구에서 시작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이 아직 종식되지 않은 가운데 서안지구도 공습하고 있다. 여기에 헤즈볼라와도 전면전을 진행할 경우 전선이 3개로 늘어나면서 이스라엘의 집중이 분산될 수 있다.
또한 헤즈볼라는 하마스보다 잘 훈련된 병력과 첨단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현재 약 12만~15만 개의 로켓과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아이언돔'도 무력화할 수 있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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