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베이루트 공습해 헤즈볼라 최고사령관 암살(종합2보)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이스라엘이 20일(현지시간) 베이루트를 공습해 또다시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 최고 사령관이 사망했다. 최근 가자 지구에서 레바논 베이루트로 이스라엘의 공격 타깃이 바뀐 가운데 지난 7월 푸아드 슈크르에 이어 두 번째로 헤즈볼라 최고 사령관이 사망한 것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번 공습에서 사망한 최고 사령관은 이브라힘 아킬이다. 그는 1983년 베이루트에 있는 미국 대사관 폭격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미국이 수배하기도 했던 인물이다. 아킬은 이란이 지원하는 헤즈볼라의 정예 라드완 부대를 이끌고 있었으며 지난 7월 30일에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습으로 사망한 헤즈볼라 최고 군사령관 슈크르 다음의 군 권력자였다.
현장에 있던 AFP 기자들은 폭발로 인해 땅이 움푹 팼고 헤즈볼라의 거점인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의 고층 빌딩의 아래층이 파괴되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 소식통은 아킬이 라드완 부대원들과 회의하고 있다가 공습을 받아 부대원들과 함께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번 공격에 대해서 이스라엘도 자신들이 한 것으로 인정했다. 이날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정확한 정보에 따라 이스라엘 공군 전투기가 베이루트 지역에서 표적 공습을 수행해 라드완 부대 사령관인 아킬을 제거했다"면서 그와 함께 약 10명의 고위 사령관도 사망했다고 밝혔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 공격으로 12명이 사망하고 66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헤즈볼라는 공식적으로 아킬의 죽음을 확인하지 않았지만, 공습 후 로켓으로 '암살'을 저지른 이스라엘 정보 기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및 AF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공영 방송 칸은 레바논에서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약 150발의 로켓이 발사됐다고 보도했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목표물을 겨냥해 카튜샤 로켓(구소련이 개발한 다연장포)으로 7건의 개별 공격을 실시한 것이다.
헤즈볼라는 자신들의 로켓포 발사가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남부를 공격한 후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격으로 다수 사망자가 나온 것을 '암살'이라고 불렀고 그 암살의 원인으로 이스라엘 정보 기지를 지목, 이곳을 겨냥해 로켓을 쏘았다고 했다.
한편 유엔 총회 연설이 예정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으로의 예정된 출국을 하루 연기했다.
이번 공습은 헤즈볼라의 통신 장비(삐삐와 워키토키) 폭발로 긴장이 고조된 지 며칠 후 발생했다. 헤즈볼라 요원 수천 명의 통신 장치가 이틀 동안 폭발해 37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다쳤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했다고 언급하지 않았다.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는 19일 통신 장비 폭발에 대해 이스라엘에 보복할 것을 다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이스라엘이 베이루트 공습을 하기 전에 미국에 통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중동 지역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피하고자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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