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헤즈볼라 수장 연설 중 '소닉붐'…레바논 대공습(상보)

가자전쟁 이후 가장 강력한 공격…70회 이상 공습
소닉붐 공포…"건물 흔들리고 주민들 뛰쳐나와"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군의 IAF 전투기가 레바논을 공격하기 위해 출격을 하고 있다. 2024.09.2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해 전례 없는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연이틀 벌어진 무선호출기(삐삐)와 무전기 폭발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이스라엘이 본격적인 군사 작전을 펼치면서 헤즈볼라와의 전면전 위기가 한층 고조됐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수장의 연설에 맞춰 전투기로 음속폭음(소닉붐)을 일으키며 일종의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전투기를 출격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발사하려고 준비하던 로켓 발사대 100여 개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레바논 남부 여러 지역의 헤즈볼라 무기 저장고와 테러 인프라 등을 파괴했다고 이스라엘군은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레바논 고위 안보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이날 레바논 남부에서 70회 이상의 공습을 퍼부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이번 공습이 지난해 10월 시작된 가자지구 전쟁 이후 가장 강력한 공격이라고 짚었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19일(현지시간) 레바논에서 호출기 폭발과 관련한 대국민 영상 연설을 갖고 "이스라엘은 엄중하고 정당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2024.09.2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스라엘군은 "자국을 방어하기 위해 헤즈볼라의 인프라와 능력을 약화하기 위한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우리의 목표는 북부 주민들을 안전하게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헤즈볼라는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헤즈볼라 역시 이날 이스라엘 진지에 대전차 유도미사일을 발사해 이스라엘 군인 2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은 이날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연설 이후에 이뤄졌다.

나스랄라는 이날 연설에서 이스라엘이 배후로 지목된 삐삐·무전기 연쇄 폭발 사건과 관련해 "이스라엘이 '레드라인'을 넘었다"라며 "이것은 선전포고다"라고 보복을 예고했다.

로이터는 나스랄라의 연설 도중 이스라엘군 전투기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상공에서 저공 비행하며 '소닉붐'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NYT는 귀청이 떨어질 듯한 굉음이 건물을 뒤흔들고 이에 놀란 주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날 공습과는 별개로 보복을 예고한 나스랄라에 대한 일종의 경고 메시지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짚었다.

CNN은 "헤즈볼라는 나스랄라의 연설이 생중계로 진행됐다고 했지만 소닉붐이 들렸을 당시 그는 움찔하지도 이를 언급하지도 않았다"라며 해당 연설이 사전 녹화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19일(현지시간) 레바논의 이스라엘 접경 지역에서 이스라엘 군의 포격을 받아 검은 연기가 솟아 오르고 있다. 2024.09.2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한편 이날 공습은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낳은 헤즈볼라 '삐삐 폭탄' 사건 이후 벌어졌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레바논 전역에서 헤즈볼라의 통신 수단인 삐삐 수천 대가 동시다발로 터졌고 이튿날에는 무전기가 연쇄 폭발했다. 이 사건으로 최소 37명이 사망하고 약 3000명이 다쳤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와의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도 12개월째 공격을 주고받아 왔다.

그러나 최근 가자지구 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해 헤즈볼라와의 충돌에 집중하며 병력을 이스라엘 북부로 돌리고 있다.

갈란트 장관은 전날 "우리는 전쟁의 새로운 단계의 시작점에 있다"라고 밝혔고 이스라엘군 역시 가자지구 지상전에 투입됐던 정예부대인 98사단을 이스라엘 북부로 재배치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면전 발발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하며 양측에 긴장 완화를 촉구하고 있다.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