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국방 "전쟁 새 단계 시작"…레바논 '삐삐 폭발' 개입 시사

"전쟁의 중심 북쪽으로 이동"…전면전 우려 고조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지난 1월5일 텔아비브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만난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4.1.5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이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전쟁의 새로운 단계"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수천명의 사상자를 낳은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무전호출기(삐삐)와 무전기 연쇄폭발의 배후로 이스라엘이 지목된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관심이 쏠린다.

1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갈란트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 북부 라맛다비드 공군기지를 방문해 "전쟁의 중심이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전쟁의 새로운 단계의 시작점에 있으며 여기에 적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일관성이 필요하며 이 전쟁에는 큰 용기와 결단력, 인내가 요구된다"라며 "전쟁의 목표는 분명하고 단순하다. 북부 주민들을 안전하게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군과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 대외 정보기관 모사드가 "탁월한 성과"를 이뤄냈다며 치켜세웠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삐삐와 무전기 폭발 사건에 대한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갈란트 장관의 '새로운 단계' 언급은 이스라엘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CNN은 갈란트 장관의 발언이 "중동을 확전의 위기로 몰아넣은 사건에서 이스라엘의 역할을 암묵적으로 시인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스라엘군은 그간 가자지구 지상전에 투입됐던 정예부대인 98사단을 이스라엘 북부로 재배치했으며,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이스라엘 북부에서 "공격과 방어" 계획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날 "북부 주민들을 안전하게 집으로 돌려보내겠다"라며 12개월째 계속된 헤즈볼라와의 충돌로 이재민 신세가 된 주민 수만 명의 불만을 잠재우려 했다.

한편 이날 레바논에서는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무전기가 베이루트 외곽과 동부 베카벨리 등에서 무더기로 폭발하며 최소 20명이 사망하고 450명이 다쳤다.

전날에도 레바논 전역에서 헤즈볼라의 삐삐가 폭발하면서 최소 12명이 숨지고 2800명이 부상했다.

헤즈볼라는 이에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보복을 예고했으며 뒷배인 이란 역시 이스라엘을 맹비난하면서 확전 우려가 고조됐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오후 3시 30분께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거점인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와 동부 베카에서 일련의 폭발이 발생했다. 이사고로 3000명에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했다. 레바논 외무부는 폭발을 "이스라엘의 사이버 공격"이라고 불렀지만 어떻게 그런 결론에 도달했는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제공하지 않았다. 레바논 정보부 장관은 이번 공격이 레바논의 주권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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