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파' 이란 대통령, 이라크 방문…취임 후 첫 해외 일정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 문제 논의할듯…쿠르드족 자치도시 아르빌도 방문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오른쪽)이 11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에 도착해 모하메드 시아 알수다니 총리와 함께 이라크군을 사열하고 있다. 개혁 성향의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해외를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24.09.1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지난 7월 취임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이라크를 방문했다.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꾀하는 개혁 성향의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취임 후 해외 일정을 소화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양국은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수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이라크 총리실은 성명을 내고 모하메드 시아 알수다니 총리가 이날 바그다드 공항에서 페제시키안 대통령을 환영했다고 밝혔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이란을 출국하기 전 국영방송을 통해 "이라크는 우리의 형제이며 무슬림 국가 중 하나"라며 "몇 가지 협정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중동의 시아파 맹주이고, 이라크는 인구 다수가 시아파이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라크 주둔 미군 문제를 두고 미국과 이라크가 합의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8일 타벳 알 아바시 이라크 국방장관은 내년 9월까지 자국 내 주둔 미군이 대부분 철수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따라서 페제시키안 대통령도 순방 기간 이와 관련한 내용을 알수다니 총리로부터 공유 받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을 비롯한 다국적군은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창궐하자 이라크 정부의 파병 요청을 받아들여 2014년부터 이라크와 시리아에 주둔하고 있다. IS는 2017년 이후 세력을 잃었지만 미군은 현재까지도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각각 2500명과 900명의 장병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라크·시리아 일대에 이란이 지원하는 수니파 민병대도 자리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발발하자 이들 민병대는 하마스 지지를 선언한 뒤 이란으로부터 받은 무기를 사용해 현지 주둔 미군 기지를 상습적으로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미군 기지에 근무하던 쿠르드족 반군이 무더기로 사상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1월에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이라크 쿠르드 자치 도시인 아르빌에 있는 쿠르드족 반군 기지를 공습하기도 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이번 방문 기간 아르빌을 찾아 쿠르드족 인사들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