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데려와라"…이스라엘 협상타결 촉구 시위 이틀째 지속

수십만 명 규모 시위 2일에도 이어져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국방부 청사 앞에서 가자지구 전쟁 휴전과 인질 석방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시위에 나섰다. 2024.09.02/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인질 협상 타결을 촉구하기 위해 수십만 명이 이틀 연속으로 시위에 나섰다고 CNN 방송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에 납치됐던 인질 가운데 6명이 가자지구 내 땅굴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자 전 국민적인 분노가 들끓고 있다.

이날 시위대는 네타냐후 정부를 향해 인질 석방을 위한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예루살렘 거리를 가득 메운 시위대는 네타냐후 총리의 사임을 요구했다.

이스라엘 최대 노조 히스타드루트 또한 총파업에 돌입하며 정부에 강한 목소리를 냈다.

히스타드루트의 아르논 바르다빗 위원장은 "계속해서 우리가 시신을 받게 된다면, 이 나라의 경제 전체를 멈춰 세우겠다"고 경고했다.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의 석방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사진은 시위에 참여한 한 남성이 이스라엘 법 집행관에게 구금되는 모습. 2024.09.01 ⓒ 로이터=뉴스1 ⓒ News1 유수연 기자

파업의 영향으로 텔아비브 소재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는 오전 8시부터 2시간 동안 항공편의 출발과 도착이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이번 전국적으로 실시된 총파업은 지난해 3월 네타냐후 정권의 사법부 무력화 입법 이후 최대 규모였다고 CNN은 전했다.

예루살렘 히브리대와 텔아비브대를 포함한 이스라엘의 주요 대학들도 파업에 동참했다.

이스라엘 정부 내부에서도 네타냐후 총리를 향한 압박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네타냐후 총리가 인질의 석방보다 필라델피 회랑의 통제를 우선시하고 있다며 이를 "도덕적 수치"라고 비난했다.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의 석방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사진은 이스라엘 국방부 밖에서 달리는 시위대의 모습. 2024.09.01 ⓒ 로이터=뉴스1 ⓒ News1 유수연 기자

CNN은 이스라엘의 한 외교관도 인질 6명이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에 분노를 표했다고 전했다. 이 외교관은 "우리 정부는 그들을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할 책임이 있었지만 인질들과 그 가족들을 실망시켰다. 우리는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사망이 확인된 인질 카르멜 가트의 사촌인 길 딕만은 "이스라엘 정부는 인질의 생명보다 (필라델피) 회랑을 우선시하며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딕만은 "우리는 하마스가 어느 시점에서 협상에 합의했음을 알고 있으며 이스라엘이 타결을 계속 연기하고 있다는 걸 안다"며 "네타냐후가 카르멜 등 다른 인질의 귀환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그들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렸으므로, 그가 인질을 죽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가자지구에는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35명을 포함해 약 100명의 인질이 억류된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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