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순방 마친 블링컨 "이스라엘의 가자 점령 장기화 용납 불가"

20일 카타르 도하서 귀국길 올라…"가자전쟁 휴전 며칠내 이뤄져야"
"하마스도 美 '가교 제안'에 응하길"…필라델피 회랑 점령엔 선 그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공항에서 귀국 비행기에 탑승하기 직전 손을 흔들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18일 밤 이스라엘에 도착해 이집트, 카타르를 돌며 이날 2박3일간의 중동 순방을 마무리 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가자전쟁 휴전을 성사하기 위해 중동을 찾았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박3일 간의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 장기화는 용납할 수 없다며 휴전을 거듭 촉구했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20일(현지시간) 저녁 카타르 도하 공항에서 귀국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 타결을 위해선 "시간이 중요하다"며 "이 일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앞으로 며칠 내에 (휴전이) 이뤄져야 하며, 결승선을 통과하기 위해 우리(중재국들)는 가능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순방 기간 만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로부터 "미국의 '가교 제안(bridging proposal)'을 수용하겠다는 말을 직접 들었다며 하마스도 그렇게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가자지구 남단 필라델피 회랑을 휴전 이후에도 계속해서 이스라엘군이 통제하겠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설득에 자신이 넘어갔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선 일축했다. 그는 "미국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장기 점령을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했다"며 최근 휴전회담에서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철수 일정과 장소에 대해 매우 분명하게 합의했으며, 이스라엘도 이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블링컨 장관의 중동 순방에 동행한 국무부 관료는 이날 앞서 도하 공항에 착륙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와 같은 보도 행태는 "건설적이지 않으며 휴전 성사 가능성을 위험에 빠뜨린다"며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날 악시오스 소속 기자는 지난 19일 텔아비브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한 블링컨 장관이 이집트 국경을 통한 가자지구 내 무기 밀수를 막으려면 필라델피 회랑 통제권이 필요하다는 총리의 주장에 설득됐다고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남겼다.

가교 제안이란 지난 15~16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휴전회담에서 미국이 휴전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에 제의한 것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제시한 '3단계 휴전안'에 양측의 이견을 조율한 내용이 추가로 담겼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달 이스라엘이 추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가자지구 귀향자 검문권과 △필라델피 회랑 통제권 등을 다뤘을 가능성이 크다.

이날 이집트 카이로 인근 지중해 연안도시 엘 알라메인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을 만난 블링컨 장관은 곧바로 도하로 이동해 모하메드 빈 압둘아지즈 알 쿨라이피 카타르 외무장관과 회담했다. 당초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와의 회담도 예정돼 있었으나 군주의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해 당일 취소됐다. 블링컨 장관이 귀국길에 오르면서 지난 18일 저녁 이스라엘 입국으로 시작된 중동 순방은 마무리됐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모하메드 빈 압둘아지즈 알 쿨라이피 카타르 외무장관과 회담하고 있다. 2024.08.20.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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