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대통령, 블링컨에 가자전쟁 확전위험 경고…'두국가 해법' 강조도
"중동 확전, 상상 불가한 방식…두국가 해법은 역내 안정 보장"
휴전 변수로 '필라델피 회랑' 부상…블링컨, 중재국 카타르로 이동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자국을 찾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에게 가자전쟁 확전 위험을 경고하면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을 위한 '두 국가 해법'을 강조했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이집트 대통령실은 2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날 엘시시 대통령이 블링컨 장관과 수도 카이로 인근 지중해 연안도시 엘 알라메인에서 만나 가자전쟁 휴전협상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엘시시 대통령은 블링컨 장관에게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끝낼 때가 왔다"면서 "분쟁이 지역으로 확대될 경우 상상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엘시시 대통령은 "가자지구 휴전은 팔레스타인 국가에 대한 국제사회의 폭넓은 인정과 두 국가 해법을 이행하는 시작이 돼야 한다"며 "이는 지역 안정을 보장하는 기본적인 보증"이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두 국가 해법이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별개의 국가로 공존하는 방안으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 현재 보장된 제한된 자치권을 넘어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를 영토로 하는 신생 독립국 지위를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가자지구와 국경을 맞댄 이집트는 미국, 카타르와 함께 가자전쟁 휴전을 중재하고 있다.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3단계 휴전안'을 토대로 휴전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지난달 역제안을 주고받은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은 무기 밀반입을 차단하겠다며 휴전이 성사되더라도 지난 5월 점령한 가자지구 필라델피 회랑에 대한 자국군의 통제권을 계속 갖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라델피 회랑은 이집트와 국경선을 공유하는 완충 지대다.
이와 관련해 이집트 안보당국 소식통은 지난 19일 로이터에 필라델피 회랑 통제권 문제가 휴전협상 막판 변수로 부상했다며, 미국이 6개월간 다국적군을 회랑에 파견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이집트는 이에 한시적 파병을 조건으로 수용 의사를 피력했다고 전했다.
이날 엘시시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블링컨 장관을 만난 바드르 압델라티 이집트 외무장관은 회담 직후 성명을 내고 "앞으로의 협상에서 전쟁을 종식시키려는 이스라엘의 진정한 정치적 의지를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카타르 도하에서 이틀간 재개된 휴전회담은 타결에는 이르지 못한 채 이번 주 내로 카이로에서 추가 논의를 이어간다. 하마스는 추가 협상은 '시간 끌기용'이라며 도하 회담장에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았지만, 막후에서 중재국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한 바 있다. 하마스가 이번 카이로 회담에도 불참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발발한 이래 9번째로 중동 순방에 돌입했다. 전날 이스라엘에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휴전을 거듭 설득했다. 이날 엘시시 대통령과의 회담을 마친 장관은 곧장 도하로 이동해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를 만날 예정이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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