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 재앙' 가자지구서 25년 만에 소아마비 발병

가자 중부 거주하는 10개월 아기 확진 판정
유엔 사무총장, 백신 접종 위해 휴전 촉구

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라파 지역에서 한 팔레스타인인 소녀가 자신의 몸집 절반만한 아기를 안고 비 내리는 텐트 캠프를 걸어가고 있다. 2024.05.06/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충돌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가자지구에서 25년 만에 처음으로 소아마비 발병 사례가 기록됐다.

1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날 가자지구에서 25년 만에 처음으로 소아마비 발병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보건부에 따르면 가자지구 중부 지역에 거주하는 한 10개월 아기에게서 소아마비 의심 증상이 발견됐다. 의료진은 아기를 요르단 암만으로 옮겨 검사를 진행했고, 검사 결과 아기는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 판정 소식은 유엔이 소아마비 백신 접종을 위해 휴전을 요구한 직후 나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지난 수십만명에 이르는 가자지구 내 어린이들에게 소아마비 예방접종을 하기 위해 휴전할 것을 촉구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확산을 예방하고 억제하기 위해선 대규모의 긴급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휴전은 가자지구의 공중 보건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유엔에 따르면 가자지구에서 소아마비 확진 판정은 지난 25년 동안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7월 가자지구 내 폐수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2형 변이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소아마비 바이러스는 대부분 하수와 오염된 물을 통해 전염되며 주로 5세 미만의 아이들에게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감염될 경우 기형과 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예방접종이 일제히 시행된 이후 세계적으로 발병률이 크게 줄었지만, 가자지구와 같이 보건 및 위생 환경이 위협받는 지역에서는 위험성이 크게 증가한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유엔과 협력해 10세 미만의 어린이 64만명 이상에게 소아마비 백신을 제공할 예정이다. 성명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160만회분 이상의 백신이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을 통해 운송될 예정이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