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명이 복면 쓴 채'…이스라엘 정착민들, 팔 마을 총격·방화
휴전 협상 진행 중 유혈 사태…백악관 "폭력 용납 안돼"
이스라엘 총리·대통령 "책임자들 기소될 것"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11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15일(현지시간) 극단주의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공격으로 인해 팔레스타인인 1명이 사망했다. 특히 카타르 도하에서 가자지구 휴전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사건이 발생하면서 중동 긴장감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복면을 쓴 수십 명의 이스라엘 정착민들은 이날 서안지구 나블로스 서쪽 마을 지트로 들어가 총을 쏘고 돌과 화염병을 던졌고, 최소 4채의 주택과 6대의 차량에 불을 질렀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보건부는 팔레스타인 주민인 라디스 세다(23)가 사망하고 다른 한 사람은 총상을 입어 중태에 빠졌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사건을 보고받은 후 군대와 국경 경찰을 현장에 파견했고 이스라엘 정착민들을 마을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공격에 가담한 이스라엘 정착민 중 한 명은 경찰에 인계되어 구금됐다.
IDF는 또 팔레스타인 주민의 사망에 대해 조사하고 있으며 경찰 및 신 베트 보안기관과 공동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총리와 대통령도 이번 유혈사태를 규탄하고 나섰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실은 "이번 사건을 심각하고 보고 있다"며 "범죄에 책임이 있는 모든 사람들은 체포되어 기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도 "민감하고 어려운 시기에 이스라엘의 세계적 명성에 해를 끼치는 일"이라며 "이것은 우리의 방식이 아니며 토라(Torah·율법)와 유대교의 방식도 아니다. 법 집행 당국은 이 위험한 현상에 대해 즉시 조치를 취하고 범법자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한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폭력적인 공격은 용납될 수 없으며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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