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휴전협상 재개…"당사자 간 의견 불일치 여전히 커"

하마스 제외 이스라엘·미국·이집트·카타르 도하서 회담

1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재개된 가운데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24.08.1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한동안 중단됐던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석방 협상이 1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재개됐다.

로이터·AFP통신과 중동 매체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대표단과 미국, 이집트, 카타르 등 중재국 대표단에 카타르 도하에서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석방 협상을 위해 만났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이번 회담에는 불참했으나, 협상 중재자들에게 이스라엘의 반응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추후 회동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사미 아부 주흐리 하마스 대변인은 전날 "새로운 협상에 나서는 건 점령군이 새로운 조건을 내세우고 협상을 미로에 빠뜨려 더 많은 학살을 자행할 수 있게 해준다"며 협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하마스의 타협 의지는 불분명하다"며 "이들은 협상 내내 광범위한 개정을 요청했고, 7월에 몇 가지 작은 요점을 양보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하마스 관계자는 하마스가 새로운 협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NYT가 언급한 '광범위한 개정' 등은 '3단계 휴전안'을 골자로 한다. 3단계 휴전안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백악관 연설에서 제안한 것으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인구밀집 지역에서 철수하면 6주간 휴전에 돌입하면 하마스 피랍 인질과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 일부를 맞교환하는(1단계) 내용을 담고 있다.

이후 △휴전을 영구적으로 연장해 모든 하마스 피랍 인질을 석방하면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한 뒤(2단계) △폐허로 돌변한 가자지구를 재건하고 사망 인질 유해를 유가족에게 인도하는(3단계) 과정으로 이어진다.

하마스 정치국 위원인 후삼 바드란은 협상 전 발표된 성명에서 "모든 협상은 이전에 합의한 내용을 이행하기 위한 명확한 계획에 기반해야 한다"며 "어떠한 협상이라도 완전한 휴전, 가자지구에서의 이스라엘군의 완전한 철수, 포로들의 송환, 쫓겨난 팔레스타인인의 송환, 그리고 포로 교환 협상을 달성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바이든표 휴전안은 지난 6월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채택됐고, 이를 토대로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지난달 자신들의 제안을 담은 수정안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수도 테헤란을 방문했던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숙소에서 피살되자 급물살을 탔던 휴전 협상은 또다시 중단됐다.

이에 미국, 이집트, 카타르 3개국 정상은 지난 8일 협상 재개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고 이튿날 이스라엘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면서 협상 재개 발판이 마련됐다.

다만 이번 회담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브리핑에서 "남은 장애물은 극복이 가능하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으나, 이집트 국영 알 카헤라 뉴스 TV는 소식통을 인용해 "당사자 간의 의견 불일치가 여전히 크다"고 보도했다.

이번 협상은 16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한 미국 관리는 로이터에 휴전 협상과 관련해 "건설적 하루를 마무리했다"며 16일에도 회담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