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휴전 협상 전 보복?…중동에 전운 다시 고조
하마스 불참에 휴전협상 또 불발 위기…美, 중동에 핵잠 등 군사력 배치
이란, 며칠 내 이스라엘 공격 가능성…영·프·독, 이란에 경고
- 이창규 기자,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김성식 기자 = 중동 정세가 한 주 만에 또다시 급변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면서 이란과 친(親) 이란 무장세력 간 충돌 가능성도 높아지면서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군사력 배치를 확대하면서 혹시 모를 전면전에 대비하면서도 중동 지역에서의 확전을 막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 카타르, 이집트가 지난 8일 제안한 오는 15일 휴전 회담이 성사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협상 테이블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지만 하마스가 11일(현지시간)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겠다"며 협상을 거부하면서 중동 지역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휴전 의지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지난 5월 미국이 제안한 기존 휴전안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휴전협상이 조율되는 상황에서도 가자지구에 대한 공세를 지속했다.
미국이 제안한 휴전안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인구밀집 지역에서 철수하면 6주간 휴전에 돌입해 인질-수감자 일부를 맞교환하고(1단계) △휴전을 영구적으로 연장해 모든 하마스 피랍 인질을 석방하면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한 뒤(2단계) △폐허로 돌변한 가자지구를 재건하고 사망 인질 유해를 유가족에게 인도하는(3단계)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6월에도 미국이 제안한 휴전안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채택되면서 휴전회담에 속도가 붙는 듯 했으나 이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이스라엘이 이스마일 하마스 정치지도자와 푸아드 슈크르 헤즈볼라 최고 군사 사령관을 암살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이란과 헤즈볼라 등은 이스라엘의 암살에 대해 보복을 예고했으나 중동 지역에서 전쟁이 확대되어서는 안 된다는 국제사회의 압박과 함께 이란 내에서도 역내 긴장 고조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면서 전면전 위기가 완화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휴전 협상이 불발 위기에 몰리면서 이란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이 이스라엘을 공격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휴전회담이 예정된 15일 전에 이란이 공격에 나설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헤즈볼라가 먼저 공격에 나서고 이란이 공격에 합류해 미사일과 드론 등으로 이스라엘의 군사 목표물과 민간인 거주지 등을 공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도 이란의 공격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유도 미사일을 탑재한 핵잠수함 '조지아함'을 중동 지역에 배치할 것을 지시하면서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투단의 중동 파견 가속화를 명령하면서 이스라엘 보호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만 미국은 여전히 확전을 경계하면서 외교적 노력을 통한 긴장 완화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이에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여전히 기대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국 CBS 방송의 '뉴스 선데이 모닝'에 출연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에 대해 "여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마련했던 계획은 주요 7개국(G7)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지지를 받았으며 여전히 성공할 수 있다"며 "(가자 전쟁이) 지역 전쟁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나와 내 팀은 말 그대로 '매일'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도 이란에 공격 자제를 촉구하면서 확전을 경계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을 공격해 지역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휴전 및 인질 석방 혁상의 기회를 위태롭게 할 경우 이란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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