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예 암살, 이스라엘 모사드가 포섭한 이란 혁명수비대원 소행"

"1억원과 북유럽 이주 약속…폭발 전날 설치"

이라크 나자프의 시아파 성직자들이 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영정 앞에서 그를 추모하고 있다. 2024.8.1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이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정치지도자 하니예를 암살한 것은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섭외한 이란 정례 혁명수비대(IRGC) 대원의 소행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내 유대계 신문 '주이시 크로니클(Jewish Chronicle)'은 지난 5일 "하니예의 침대 밑에 놓인 폭발 장치는 모사드가 IRGC 안사르 알 마흐디 보안 부대에서 섭외한 두 이란인이 심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니예는 지난달 31일 이란에서 머물던 숙소에서 폭발이 발생하며 사망했다. 이 숙소는 IRGC가 운영하고 보호하는 곳으로, 이란 수도 테헤란 북부의 고급 주택가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이란 측에서도 하니예의 사망 이후 IRGC 대원의 소행이라는 점을 알게 됐다고 부연했다. 암살 당일 보안 카메라 영상에 두 명의 IRGC 대원이 하니예가 머물 예정인 방으로 은밀하게 이동한 뒤 열쇠로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는 것.

이 대원들은 3분 뒤 방에서 나와 건물 밖에 주차된 검은색 차를 타고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사드는 IRGC 대원들에게 하니예를 암살하는 대가로 '여섯 자릿수 금액(약 1억4000만 원)'과 북유럽 국가로의 이주를 약속한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하니예가 무려 2달 전에 설치된 폭탄의 폭발로 살해당했다고 보도했으나, 주이시 크로니클은 폭발물은 하니예가 사망하기 전날 오후 4시23분에 설치됐다고 전했다.

하니예는 지난달 31일 새벽에 방에서 일어난 폭발로 숨졌는데, 30일 오후 4시23분 폭발물 설치가 완료됐고 다음 날 오전 1시37분 원격으로 폭탄이 터졌다는 게 주이시 크로니클의 설명이다.

모사드는 이스라엘방위군(IDF) 내 비밀 작전을 담당하는 정보부대 8200의 도움을 받아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하니예 간 전화를 도청했고, 하니예가 이란에 도착했다는 것을 확인한 뒤 계획을 실행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보안 당국은 하니예 암살 이후 건물을 급습해 28명의 군 고위 간부와 현장에 있던 인력 등을 체포했다.

IRGC는 사건 발생 사흘 뒤 단거리 발사체가 폭발을 일으켰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이란 내부에서 폭탄이 설치됐다는 보도가 잇달아 나오며 IRGC의 발표는 설득력을 잃고 있다.

NYT 외에도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악시오스 등 외신들은 하니예가 미리 설치된 폭발물에 암살당했다고 전한 바 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