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헤즈볼라 민간인 공격시 '불균형 대응' 美측에 예고"

악시오스, 7일 이스라엘 관료 인용보도…"민간인 사상을 레드라인으로 규정"
"텔아비브 안보시설 공격할 가능성 커…헤즈볼라 미사일 명중률 낮아 우려"

레바논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가 6일(현지시간) 베이루트에서 이스라엘 공습을 받아 숨진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의 추모 연설서 “어떤 결과가 되든 이스라엘에 보복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2024.08.06.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로부터 군사적 보복을 예고 받은 이스라엘이 미국에 "헤즈볼라가 자국 민간인을 공격할 경우 '불균형한 대응(disproportionate response)'을 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지휘관을 잃은 헤즈볼라가 보복 공격을 감행하더라도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는, 일종의 '레드 라인'을 설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7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2명의 이스라엘 관료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최근 이같은 대응 원칙을 군사 채널을 통해 미국에 알렸다고 보도했다. 관료들은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을 원하지 않는다"며 "무엇이 이스라엘로 하여금 전쟁을 감수할 수밖에 없게 하는지 규정하는 명확한 선을 설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료들은 헤즈볼라의 공격 대상이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 중심부에 있는 국방부 본부나 텔아비브 외곽의 대외 정보기관 모사드 본부와 같은 안보 시설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시설들은 모두 민간인 거주지와 가깝기 때문에 헤즈볼라의 로켓이 빗나가면 민간인 사상자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달 27일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으로 이스라엘 점령지 골란고원의 축구 경기장이 피격돼 청소년 12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당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군의 안보 시설을 겨냥해 로켓을 발사했지만, 명중률이 낮은 탓에 정밀 타격에 실패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게 이날 악시오스가 접촉한 관료들의 설명이다.

관료들은 헤즈볼라가 향후 있을 보복 공격에서 탄두가 더 큰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을 사용할 경우 오인 공격에 의한 민간인 피해가 더욱 클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불균형한 대응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악시오스 측에 설명하지 않았지만, 민간인 피해를 상정한 경고인 만큼 헤즈볼라가 레드 라인을 넘을 시 '과하다 싶을 정도의 강도로 응징하겠다'는 엄포로 읽힌다.

이스라엘은 축구 경기장 공습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나온 지 사흘 만인 지난달 30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표적 공습해 헤즈볼라의 고위 군사령관 푸아드 슈크르를 사살했다. 이에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적 보복을 벼르고 있다.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는 지난 6일 추모 연설에서 "우리의 대응이 다가오고 있다. (대응은) 강력하고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주일 동안 이스라엘을 공격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처벌의 일부"라며 "적은 엄청난 공포 속에 그것(보복)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