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이란, 보복 의지 거듭 강조…"중동 안정, 침략자 처벌해야"(상보)

"이스라엘에 억제력 만들어야"…7일 이슬람 협력 기구 긴급회의
한편에서는 '전면전 피하려 한다'는 해석도…G7 등 이란 접촉

알리 바게리 이란 외무장관 대행이 4일(현지시간) 테헤란을 방문한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2024.08.05.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권영미 기자 = 이란 정부는 5일(현지시간) 지역 긴장 고조의 목적이 아니라 더 이상의 불안정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을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이란은 이 지역의 안정을 추구한다"며 "이는 침략자를 처벌하고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의 모험주의에 대한 억제력을 만드는 것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나니 대변인은 미국에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 중단을 촉구하는 한편 국제사회가 역내 안정을 지켜야 할 의무에 실패했다면서 "침략자에 대한 처벌을 지지해야 한다"고 했다.

알리 바게리 이란 외무장관 대행 또한 이날 테헤란 주재 대사들과 공관장들을 불러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대응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분위기가 잠잠한 듯 보이지만,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란 점을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다.

카나니 대변인은 이와 함께 이란의 요청에 따라 오는 7일 이슬람 협력 기구(OIC) 긴급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 사건과 그에 대한 이란의 대응이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중동 지역은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

레바논 무장정파(헤즈볼라) 최고위급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 사망에 이어 하니예 암살 사건이 벌어졌고 암살 주체로는 이스라엘이 지목된 상태다.

특히 하니예 사망은 이란 신임 대통령 취임을 위해 하니예가 테헤란에 머무를 때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란의 자존심에 큰 타격을 준 상황이다.

3일(현지시간)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거점인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인근 도로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의 모습. 지난달 31일 피살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왼쪽부터)와 2020년 1월 피살된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 지난달 30일 피살된 헤즈볼라 고위 사령관 푸아드 슈크르의 초상이 그려져 있다. 2024.08.03.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다만 이란 정부의 이 같은 발언은 보복 의지를 거듭 천명했을 뿐 오히려 이스라엘과의 전면전은 피하려 한다는 뜻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고심이 깊어지는 듯한 분위기가 흐르는 상황 속 카나니 대변인은 이날 "지역 긴장을 고조시키고 싶지 않다", "국제법의 틀 내에서 이스라엘을 처벌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주요 7개국(G7) 회원국들은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이 중동 전쟁을 일으킬 정도로 심각하지 않도록 이란에 연락을 취했다.

이외에 요르단 외무장관이 이례적으로 테헤란을 방문한 것은 물론 과거 이란과 미국을 중재했던 카타르도 이란과 접촉했다.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세르게이 쇼이구 안전보장회의 의장도 이날 이란을 방문해 마수드 페제시키안 신임 이란 대통령 등과 회담했다.

블룸버그는 다만 "쇼이구 의장이 이란 정부에 이스라엘에 대한 대응 완화를 촉구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했다.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