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친이란' 후티에 무기 지원하려 했으나 美·사우디 압박에 무산"

지난달 미사일·군사장비 공급 준비 마쳐
美, 외교적 노력 실패하자 사우디 도움

미국이 지난 2월3일(현지시간) 영국과 합동으로 예멘 내 친(親)이란 세력 후티 반군의 최소 30개 목표물에 대해 추가 공습을 단행한 이후 4일 후티 부족들이 사나 인근 지역에 모여서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 2024.02.04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러시아가 친(親)이란 반군 후티에게 미사일과 군사 장비를 공급할 준비를 마쳤으나,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설득으로 무기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CNN은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지난달 말 후티 반군에 미사일과 군사 장비를 제공할 준비를 끝냈다가 지원 직전에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미국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한 미국에게 반발하는 차원에서 후티에 무기를 제공하려던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후티 지원 막판에 마음을 바꾼 데는 미국의 노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러시아의 무기 지원을 막기 위해 여러 차례 외교적 노력을 펼쳤으나, 끝내 사우디에 도움을 청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한 미국 고위 관리는 CNN에 "미국은 제3자가 후티에게 무기를 공급하는 것을 후티-사우디 간 지속 가능한 평화 정착과 역내 안정에 반하는 것으로 간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티가 이러한 종류(제3자의 무기 제공) 무기 거래에 참여하는 것은 평화에 대한 의지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티 반군은 가자전쟁 이후 하마스 지지를 명분으로 홍해에서 상선들을 공격해 왔다. 이에 미국은 지난 1월 후티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 후티에 무기 부품을 공급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기관들에 제재를 가했다.

러시아의 무기 지원은 좌절됐으나, 러시아 측에서는 7월 말 후티에 조언을 제공하기 위해 예멘에 군인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014년 말 후티 반군이 수도 사나를 장악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예멘 내전은 지금까지 10년째 계속되고 있다.

이후 2015년 사우디와 미국 등이 예멘 정부를 지원하겠다며 개입했고, 사우디의 숙적인 이란은 반군인 후티 지원에 나섰다. 이 때문에 예멘 내전은 사실상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