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죽인다'…이스라엘, 끊임없이 하마스에 암살 시도
'역사적 악연' 고리로 끊임없이 부딪혀와
아이야쉬부터 하니예까지…헬기·드론 공격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62)가 31일(현지시간) 이란에서 암살당한 가운데 그 배후로 이스라엘이 지목돼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선제공격을 계기로 현재까지 하마스와 전쟁을 이어오고 있으며, 그보다 앞선 '역사적 악연'으로 양측은 끊임없이 부딪혀왔다.
하마스는 1987년 대(對)이스라엘 저항운동인 팔레스타인 민중봉기(인티파다) 이후 창설됐다. 이스라엘은 이때부터 하마스 지도자와 주요 요원들에 대한 암살을 시도해왔다.
하마스 최고 폭탄 제조자로 별칭이 '엔지니어'였던 야히아 아이야쉬는 1996년 1월 5일 손에 들고 있던 휴대전화가 폭발하면서 사망했다. 이스라엘 3대 정보기관 중 하나인 신베트로부터 암살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마스 내 군대 조직인 '이즈 알-딘 알-카삼 여단'의 주요 지휘자로, 그가 주도한 폭탄 테러로 약 90명의 이스라엘인이 사망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창립자 중 한 명인 칼리드 마슈알에 대해서도 암살을 시도한 바 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요원들은 1997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지시 하에 위조된 캐나다 여권으로 요르단에 입국, 당시 요르단 국적자였던 마슈알에게 독극물이 든 주사를 놓았다.
후세인 당시 요르단 국왕은 이에 격분해 이스라엘에 해독제를 넘겨주지 않으면 살인범을 교수형에 처하고 이스라엘과의 평화 조약을 파기하겠다고 했고, 이후에는 미국까지 나서 이스라엘을 압박하자 이스라엘은 결국 해독제를 내놓았다.
또 한 명의 하마스 공동 창립자이자 정신적 지도자로 일컬어지는 셰이크 아흐메드 야신도 이스라엘로부터 사살됐다. 야신은 2004년 3월 22일 가자시티 내 이슬람 사원에서 새벽 예배를 마치고 돌아가기 위해 승용차에 타려는 순간, 헬기에서 발사된 3발의 미사일 공격을 받고 현장에서 즉사했다.
야신 외에도 경호원 등 5명이 사망했고 야신의 두 아들과 인근을 지나던 행인 등을 포함해 17명이 다쳤다. 2003년에도 야신은 한 하마스 대원의 집에 있다가 이스라엘의 암살 시도를 받은 적이 있었다.
야신이 사망한 직후 하마스 지도자로 임명된 압델 아지즈 란티시도 이스라엘의 암살 시도를 피해가지 못했다. 란티시는 2004년 4월 17일 가자지구 자택 인근에서 야신이 암살된 것과 비슷한 방식의 헬기를 통한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하마스 군부 서열 2위이자 폭탄제조 전문가인 아드난 알-굴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시티에서 사망했다. 알-굴은 이스라엘에 자주 발사되는 하마스 미사일인 '카삼 로켓'의 아버지로도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은 2009년에는 가자지구 하마스 토벌 작전(캐스트 레드)을 단행, 1월 1일에 하마스 조직 내에서 가장 강경파로 알려진 니자르 나얀을 암살했다. 당시 그의 4명의 아내 중 2명과 자녀 7명도 사망했다. 같은 해 1월 15일에는 하마스 경찰 및 보안요원 1만3000명을 지휘하던 내무장관 사이드 시얌의 주택을 공습해 암살했다.
올해 1월에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이스라엘의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하마스 부총재인 살레 알-아로리가 사망했다. 3월에는 '이즈 알-딘 알-카삼 여단'의 부사령관인 마르완 이사가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알려졌으나 하마스는 이에 대해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하마스 군사령관 무함마드 데이프에 대해서도 이스라엘은 암살 시도를 진행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있던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설계한 인물로, 현 하마스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와 함께 이스라엘의 '최우선 제거 대상'으로 꼽힌다.
단 데이프는 오랜 은둔 생활로 정확한 실체가 알려진 바 없다. 하마스는 데이프가 여전히 살아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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