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하마스 지도자 사망에 "적과 맞서려는 결의 강화시켜"(상보)

숨진 하니예 "미국 헤게모니에 저항한 위대한 지도자"

지난해 5월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댄 레바논 아람타에서 이슬람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 전사들이 위장칠을 한 채 실전을 가상한 훈련을 하고 있다. 2023.05.21 ⓒ AFP=뉴스1 ⓒ News1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에서 암살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레바논의 (親)이란 무장 세력 헤즈볼라가 '적에 맞서는 결의가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31일(현지시간) 이란 인텔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하니예의 죽음으로 모든 저항 지역에서 지하드를 지속하려는 무자헤딘의 끈기가 강화됐으며 적과 맞서려는 결의가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하드란 이슬람교도의 종교적 전쟁을, 무자헤딘은 지하드에서 싸우는 전사들을 일컫는다.

또 헤즈볼라는 성명에서 하니예를 '미국의 헤게모니와 이스라엘의 점령 프로젝트에 용감하게 맞서던 위대한 저항 지도자 중 한 명'으로 표현했다.

마찬가지로 친이란 무장 세력인 후티 반군도 성명에서 "이란 테헤란 공습으로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를 살해한 것은 극악한 테러 범죄"라고 밝혔다.

후티 정치국원 모하메드 알리 알 후티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그를 표적으로 삼는 것은 극악무도한 테러 범죄이며 법과 이상적 가치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이라고 적었다.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하니예가 전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하니예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테헤란을 방문 중이었다.

하니예는 가자지구 최대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와 함께 이스라엘 측의 최우선 제거 대상으로 꼽혀 왔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은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등 같은 시아파 국가로 영향력을 넓혀왔다. 여기에 마찬가지로 시아파인 예멘 후티 반군까지 더해 이란 주도로 기존 질서를 뒤집는 중동 동맹을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으로 불린다. 이스라엘과 척을 져 온 이란은 이들뿐만 아니라 하마스에도 자금, 무기 등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해 왔다.

이란에서 하마스 지도자가 살해된 데 이어 최근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표적 공습을 실시해 헤즈볼라 작전 책임자를 제거했다고 주장하며 중동 내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