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수장 '오른팔' 슈크르는 누구?…69억 현상금[피플in포커스]

이스라엘, 베이루트 공습으로 슈크르 사살 주장
美 해병 폭격에 69억원 현상금…첨단무기 담당자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공습해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고위 군사령관 푸아드 슈크르를 사살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미국 국무부 현상수배 '정의에 대한 보상' 웹사이트에 공유된 슈크르의 모습. 2024.07.30/ (미 국무부 제공)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공습해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고위 사령관 푸아드 슈크르를 사살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을 내고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오른팔이자 고위 군사령관 푸아드 슈크르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사이드 무흐산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슈크르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다음 날부터 시작된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북부 공격을 지휘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가 지난 27일 이스라엘 점령지 골란고원 마즈달 샴스의 축구장을 폭격해 어린이 등 12명이 사망하는 참사를 일으킨 장본인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슈크르가 이외에도 수년간 수많은 이스라엘인과 외국인을 살해하고 정밀 유도 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대함미사일, 장거리 로켓, 무인항공기(드론) 등 헤즈볼라의 최첨단 무기를 담당했다고 덧붙였다.

외신들에 따르면 슈크르는 헤즈볼라 수장 나스랄라의 최측근으로, 헤즈볼라에서 주요 군사작전을 지휘해 온 고위급 인사다.

그는 2008년 시리아에서 암살된 헤즈볼라 군사령관 이마드 무그니예의 친구로,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당시 이스라엘군과 싸웠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이 당시 슈크르는 2016년 시리아에서 사망한 헤즈볼라 지휘관 무스타파 바드레딘과도 함께 참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재무부는 슈크르를 미군 241명이 사망하고 128명이 부상한 1983년 베이루트 미 해병대 막사 폭격 사건의 주동자로 지목해 500만 달러(약 69억 원)의 현상금을 내건 바 있다.

미 국무부도 2019년에 그를 국제 테러범으로 지정하며 대대적인 제재를 가했다.

퇴역 이스라엘 준장 아사프 오리온은 뉴욕타임스(NYT)에 슈크르가 헤즈볼라의 정밀 유도 미사일 개발에 집중했던 "숙련된 베테랑"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의 헤즈볼라 전문가 매슈 레빗도 "슈크르가 헤즈볼라의 여러 중요 사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또 레빗은 "헤즈볼라는 위원회를 통해 운영되지만 슈크르는 동급자 중에서도 서열 1위다"라며 "슈크르는 나스랄라에게 직접 보고하는 인물"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헤즈볼라 측은 이스라엘군 발표를 부인하며 슈크르가 생존 중이라고 주장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번 베이루트 공습으로 3명이 숨지고 74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국제사회의 자제 촉구에도 베이루트 공습을 감행하면서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은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헤즈볼라의 지속적인 침략과 잔인한 공격은 레바논과 중동 전체를 더 큰 전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라면서도 "우리는 확전 없이 적대 행위를 해결하려고 하지만 이스라엘군은 모든 시나리오에 완벽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