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레바논 베이루트 공습…표적제거 실패·전면전 우려 확산(종합2보)

골란고원 축구장 로켓공격 배후인 슈크르 표적으로 공격
레바논 외무장관 "유엔 통해 공식 항의하겠다"

30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의 한 건물이 이스라엘의 공습을 당해 소방차들이 출동해 있다. 2024.7.30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이스라엘군이 국제사회의 자제 촉구에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표적 공습을 단행했다고 로이터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공습 표적이 지난 27일 이스라엘 점령지 골란고원에서 발생한 축구장 로켓 공격에 책임이 있는 헤즈볼라의 지휘관이었다고 밝혔으나, 그를 제거하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이스라엘군의 표적이 헤즈볼라 작전본부 책임자인 무흐신 슈크르였다고 전했다. 슈크르는 '푸아드 슈크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졌으며 2015년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오른 바 있다.

AFP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을 인용, 슈크르가 이번 공습에서 살아남았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슈크르가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군사 고문이며, 2017년 미 재무부가 슈크르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500만 달러를 내건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1983년 베이루트에 주둔하던 미군 해병대 막사에 폭탄 테러를 해 미군 241명이 숨진 사건의 주동자로도 알려졌다.

사상자도 발생했다. AFP는 헤즈볼라와 가까운 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공격으로 2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레바논 국영 매체는 여성 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공격 이후 성명을 내고 "(골란고원) 마즈달 샴스 (축구장의) 어린이 살해와 수많은 이스라엘 민간인의 살해에 책임이 있는 지휘관을 겨냥해 베이루트에서 표적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헤즈볼라가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이번 공습이 보복 차원에서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한 소식통은 헤즈볼라의 거점인 베이루트 남부 교외의 상공에서 큰 폭발음이 들렸고,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도 목격됐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레바논 정부는 이스라엘의 공습에 강하게 반발하며 유엔을 통해 정식으로 항의하겠다고 밝혔다.

압달라 부 하빕 레바논 외무장관은 항의를 예고하며 "이에 대한 헤즈볼라의 어떠한 대응도 긴장 고조를 촉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30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의 한 교외 지역에서 한 건물이 공습으로 인해 손상돼 있다. 2024.7.30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이란과 친이란 세력 또한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을 강력히 규탄했다.

레바논 주재 이란 대사관은 이번 공격을 "사악하고 비겁한 이스라엘의 침략"이라고 표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도 "위험한 긴장 고조 행위"라며 규탄 성명을 냈다.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 또한 "레바논 주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며 규탄했다.

지난 27일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레바논 접경지 골란고원에서는 드루즈교 마을 마즈달 샴스의 한 축구장이 로켓 공격을 당해 어린이 포함 12명이 숨졌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배후로 헤즈볼라를 지목했지만 헤즈볼라 측은 부인했다.

이틀 뒤인 지난 29일 이 축구장을 직접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혹한 대응이 뒤따를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에 자제를 촉구했지만 결국 이스라엘이 베이루트를 공격함에 따라 전면전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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