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탓'하기 바쁜 이스라엘과 하마스…공전하는 가자 휴전 협상
네타냐후 "우린 어떤 조건도 바꾸지 않아…하마스가 협상 방해"
하마스 "이스라엘이 중재국 초안보다 후퇴한 조건 내밀며 시간 끌어"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9개월간 이어진 가자지구 전쟁에 마침표를 찍기 위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 협상이 양측의 책임 공방전에 성과 없이 지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9일(현지시간), 하마스가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을 방해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은 그 어떤 조건도 바꾸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26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3단계 휴전' 협상에서 휴전이 성사되면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이 가자시티 등 북부 지역에 복귀할 수 있도록 허용하되, 귀향자 선별 권한을 자국에 부여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생존한 이스라엘인 인질의 최대 석방, 가자-이집트 국경 검문소(라파) 통제권과 함께 하마스와 무기가 가자지구 북부로 복귀하는 것을 방지하는 내용을 담은 원래 제안을 고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하마스 측은 이스라엘이 이전에 중재국들이 제시한 초안에서 후퇴한 조건을 제시했다며 네타냐후 총리가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재차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월 말 제안한 3단계 휴전 협상에는 △6주간 휴전에 돌입해 하마스 피랍 인질과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맞교환하면(1단계) △휴전을 영구적으로 연장해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고(2단계) △이후 가자지구를 재건하는(3단계) 방안이 담겼다.
이 중 1단계 세부 사항에는 6주간 이스라엘군 일부 대대가 가자지구 내 인구 밀집 지역에서 철수하면,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북부로 귀향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내용이 수록돼 있다. 하마스가 후퇴했다고 주장하는 중재국의 초안이 바로 이 부분이다.
한 소식통은 AFP에 이스라엘이 추가 조건을 덧붙여 돌아오는 것은 협상 과정에서 "반복되는 특징"이었으며, 이스라엘은 세 가지 새로운 요구사항으로 "골대를 옮겼다"고 말했다.
양측이 공을 미루는 사이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으로 최소 3만9363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 측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으로 숨진 이스라엘인은 1197명이며, 인질로 붙잡힌 251명 중 39명이 사망하고 111명이 억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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