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남부 산사태 피해 눈덩이…사망자 최소 약 230명(종합)

산사태 두 차례 연달아 발생…첫 산사태 피해자 구하려다 봉변
"산이 많고 토양 약해 폭우 및 산사태에 매우 취약"

에티오피아 남부에서 23일(현지시간) 연이어 발생한 산사태로 사망자가 약 230명에 달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운데 지역 주민이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BBC 갈무리).

(서울=뉴스1) 김예슬 조소영 박재하 기자 = 에티오피아 남부에서 연이어 발생한 산사태로 사망자가 약 230명에 달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남부 고파 당국은 계속된 폭우로 인해 이날 오전 산사태가 두 번 연달아 발생해 최소 22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파악된 사망자는 남성 148명, 여성 81명이다.

산사태가 발생한 고파는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남쪽으로 약 450㎞ 떨어진 곳이다. 당초 5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으나 사망자 수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당시 첫 번째 산사태 이후 경찰과 지역 주민들이 피해자들을 구하던 와중 두 번째 산사태가 발생해 이들도 같이 매몰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행정관인 다게마위 아예레는 "희생자 대부분이 초기 산사태로 피해를 입은 집의 주민들을 도우러 갔다가 매몰됐다"고 전했다.

현지 매체 EBC는 다게마위의 말을 인용해 "인명 구조 작업을 위해 달려간 지역 행정관, 교사, 보건 전문가, 농업 전문가 등이 재난으로 사망했다"고 부연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수백 명이 현장에서 맨손으로 흙더미를 파헤치며 생존자들을 찾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유됐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고파 출신으로 케냐에 거주하는 에티오피아 난민은 AFP통신에 "재난이 일어난 지역은 시골이고, 외진 곳이며 산이 많다"며 "토양은 강하지 않기 때문에 폭우나 산사태가 발생하면 토양이 즉시 아래 땅으로 흘러내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유형의 재난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작년에 유사한 재난으로 2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그전에는 거의 모든 장마철에 해당 지역의 산사태와 폭우로 인해 사람들이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인구 약 1억2000만 명의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국가로, 홍수, 가뭄 등 기후재해에 매우 취약하다.

유엔 인도적지원조정실(OCHA)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남부에서는 지난 4~5월 계절성 호우로 인한 홍수로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5월에는 홍수로 1만 9000여 명이 영향을 받았으며, 1000명이 이재민 신세가 됐다고 OCHA는 밝혔다.

지난 2016년에는 에티오피아 남부 울라이타에서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41명이 숨졌고, 이듬해에는 아디스아바바 외곽에서 쓰레기더미가 무너지며 113명이 목숨을 잃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