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올림픽 선수단 파리로 출국…팔레스타인 "출전금지 시켜줘"
"파리로 출발하는 것이 우리의 첫 번째 승리…프랑스 보안 신뢰"
프랑스, 이스라엘 선수단 24시간 경호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의 '2024 파리 올림픽' 참가 금지를 요청한 가운데 이스라엘 올림픽 선수단이 22일(현지시간) 파리로 출발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올림픽 선수단 88명은 이날 공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출전 의지를 밝히고 파리행 비행기에 올랐다.
야엘 아라드 이스라엘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선수단의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여기에 모여 (파리로) 향한다는 것이 첫 번째 승리"라며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고 지난해 10월7일 이후 수백 개의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바르 라니르 이스라엘 유도 국가대표 선수는 현재 진행 중인 가자지구 전쟁 논란을 인정하면서도 "내 역할은 스포츠로 모든 사람을 연결하는 것이다. 정치와 전쟁, 증오를 뛰어넘는 것"이라며 "안전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국가를 대표하게 되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올림픽 위원회는 이날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게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군사 행동을 계속하면서 올림픽 기간 휴전해 온 전통을 위반하고 있다며 올림픽 참가 금지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위원회는 서한에서 "계속되는 분쟁으로 팔레스타인 선수들 특히 가자지구 선수들의 안전한 통행이 어렵고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다"며 "약 400명의 팔레스타인 선수들이 사망했으며 스포츠 시설의 파괴로 이미 심각한 제약을 받고 있는 선수들의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스테판 세주르네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국가들과의 회의에서 이스라엘 선수단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프랑스 내에선 정치권을 비록해 이스라엘 선수단의 올림픽 참가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토마스 포르테스 프랑스 의원은 지난주 팔레스타인 선수들을 지지하는 시위에 참석해 "이스라엘 선수들을 환영하지 않는다"며 올림픽 기간 시위에 나설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시위엔 프랑스와 미국의 친팔레스타인 시위대와 활동가, 팔레스타인 스포츠 클럽, 미국-이슬람 관계 위원회 등도 참가해 이스라엘의 올림픽 참가 제한을 IOC에 요청했다.
이에 프랑스 당국은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해 이스라엘 선수단을 24시간 경호하는 등 보안을 강화했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은 지난 21일 TV인터뷰를 통해 "뮌헨 올림픽 참사 발생한 지 52년이 지났다"며 "이번 올림픽 기간 이스라엘 선수들을 24시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72년 9월 5일 팔레스타인 테러 단체인 '검은 9월단'은 뮌헨올림픽에 참석한 이스라엘 선수들이 묵고 있는 선수촌을 습격, 선수들을 인질로 삼아 이스라엘 죄수들의 석방을 요구했으나 협상이 틀어지자 인질들을 모두 죽였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 선수단 11명이 사망했다.
아라드 위원장은 "이번 올림픽이 우리 모두에게 조금 어렵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우리는 (프랑스의) 보안 조직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구 트위터)를 통해 프랑스 측이 파리 올림픽에 참가하는 이스라엘 대표단에 대한 환영 메시지와 우리 선수들의 안전을 보장해 준 것에 감사를 표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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