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하수서 소아마비 바이러스 검출…"새로운 재앙될 수도"

14일(현지시간) 폭우가 내린 가자지구 부레이지 난민촌에서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거리에 고인 물을 퍼내고 있다. 23.11.14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14일(현지시간) 폭우가 내린 가자지구 부레이지 난민촌에서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거리에 고인 물을 퍼내고 있다. 23.11.14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가자지구 하수 표본에서 어린이들에게 특히 치명적인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가자 지구 보건 당국과 이스라엘 보건부가 18일(현지시간) 각각 발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보건부는 인구가 밀집한 가자지구 난민촌 하수를 유엔아동기구인 유니세프와 함께 분석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면서 전염성이 높아 수천 명이 감염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이스라엘 실험실에서 테스트한 가자 하수 샘플에서 소아마비 바이러스 2형이 발견되었다고 밝혔다. 보건부는 가자지구 전역의 수만 명의 난민이 사용하는 텐트 사이로 흐르는 하수에서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은 '새로운 재앙'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유엔은 1980년에 소아마비를 박멸하기 위한 세계적인 캠페인을 시작했다. 소아마비는 하수와 오염된 물을 통해 가장 자주 전염되는데, 몸의 마비뿐 아니라 호흡 문제, 심부전 등을 일으키고, 사망에도 이를 수 있는 무서운 병이다. 최근에는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 다시 발생하고 있다.

가자지구 난민촌의 한 45세 어머니는 "더위, 질병, 파리, 모기, 파리·모기의 쉭쉭 거리는 소리 등 모든 게 우리를 괴롭힌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하수 냄새 때문에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우리 아이들도 항상 쓰레기에서 퍼진 무언가로 인해 아파 잠을 못 잔다"고 전했다.

유엔의 보건 기구들은 지난해 10월 7일 전쟁이 발발한 이후 가자지구를 괴롭히는 기아에 더해 옴, 수두, 피부 발진, 머릿니 등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보고했다. 또 콜레라와 기타 심각한 질병이 전염병으로 확산할 위험이 있다고 거듭 경고해 왔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