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인질 협상 나서라" 이스라엘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

시위대 "네타냐후, 인질 협상 고의로 방해…책임져야"
하마스, 영구 휴전 포기 의사…네타냐후 "전쟁 계속"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인질 협상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대. 24.07.07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하마스가 그동안 고집했던 영구 휴전 요구를 포기하며 이스라엘과의 휴전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하마스 측 요구사항 중 4개 항목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히며 휴전 협상이 재차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이스라엘 국민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 협상보다 정권 생존을 우선시한다며 사임을 요구하는 반(反)정부 시위에 나섰다.

가자전쟁이 9개월째를 맞은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시위대는 2·4·6번 도로 등 주요 고속도로를 봉쇄하고, 장관들의 집 밖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키리아 군 사령부와 네타냐후 총리의 거주지 아자 스트리트 근처에는 수천 명의 시위대가 모였다.

네타냐후 총리의 거처 앞에 모인 시위대는 "그는 인질을 데려오기 위한 협상을 고의로 방해했다"며 "시민들이 그에게 전 세계가 알고 있는 사실을 정확히 말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와의 국경 근처에서는 전쟁으로 사망한 이들을 상징하는 1500개의 검은색과 노란색 풍선을 띄웠다.

일요일이 공휴일이 아닌 이스라엘의 여러 기업은 직원들이 시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휴가를 허용하기도 했다.

시위 단체 연합인 '우리 땅에서 자유'의 집행 이사인 에란 슈워츠는 성명에서 "10월 7일 참사 이후 9개월이 지났지만, 우리는 여전히 상상할 수 없는 실패를 일으킨 정부와 같은 정부를 갖고 있다"며 "인질을 버리고, 차별한 장관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현실은 바뀌어야 하므로 우리는 국민들에게 국가를 폐쇄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며 "선거 날짜가 정해지고 국가가 회복, 단결, 희망을 향해 다시 나아갈 때까지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위에 참여한 한나 골란도 AP통신에 "전쟁 이후 9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우리 정부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며 "정부에 의한 파괴에 항의하기 위해 여기 왔다"고 말했다.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인질 협상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대. 24.07.07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앞서 로이터통신은 하마스가 이스라엘과의 휴전 협상에서 그동안 고집했던 영구 휴전 요구를 포기하고 16일간 인질들을 석방하는 내용의 휴전안을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또 이 기간에는 중재국들이 일시 휴전, 인도적 구호품 전달,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간접적인 협상 도중 이스라엘군 철수 등을 보장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의 군사력과 통치 능력을 파괴할 때까지 싸움을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7일 발표한 성명에서 하마스의 요구사항 중 4개가 협상 불가하다고 전하며 "어떤 협상이든 이스라엘이 돌아와 전쟁의 모든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싸울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네타냐후 총리가 속한 리쿠드당 내부에서도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우리는 인질 석방을 보장하기 위한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며 네타냐후 총리가 국민을 위한 선택이 아닌 '정치'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시위가 전날인 6일에도 가자지구 중부 알누세이라트 피난민 대피소를 공습해 사망자 16명과 부상자 50명을 낳았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