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스라엘-헤즈볼라 전면적 막는 데 총력…"집중 협의"
美합참의장, 전면전 위험성 경고…"이란, 헤즈볼라 지원할 수도"
캐나다·독일·네덜란드 등 레바논서 자국민 철수 촉구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전면전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양측간 충돌을 완화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하는 모습이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정부 고위관계자는 지난 2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최고지도자의 논리는 모든 것은 가자지구와 연결되어 있으며 가자지구 휴전이 체결될 때까지 이스라엘에 대한 발사는 멈추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우리(미국)는 이 논리를 완전히 거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리는 외교적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이스라엘, 레바논 등과 집중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이번 주 워싱턴 D.C.를 방문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과 고위급 회담을 갖고 에이머스 호크스타인 중동 특사도 레바논에 파견하는 등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이스라엘 안보 수호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서 헤즈볼라에 휴전에 나설 것을 압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양측 간 충돌은 전면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는 지난 19일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고위 지휘관 탈레브 압둘라를 위한 추모 방송 연설에서 "전면전이 벌어지면 이스라엘의 어느 곳도 우리의 무기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갈란트 국방부 장관도 워싱턴D.C. 방문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헤즈볼라와)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며 (전쟁이 발발하면) 레바논을 석기시대로 돌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면전 위기가 고조되면서 캐나다, 독일, 네덜란드 등에선 레바논에서 자국민 철수를 거듭 촉구하고 나섰으며 일부 국가에선 충돌이 격화될 경우 레바논에 대해 여행금지를 발령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스라엘 비영리 연구단체인 '알마 연구 및 교육 센터'에 따르면,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최소 17명의 군인과 9명의 민간인이 사망했으며 헤즈볼라 측에서도 최소 338명이 전사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이 격화되는 것을 막는 데 안간힘을 쓰는 데는 양측 간 전면전이 발발할 경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보다 훨씬 피해가 크고 중동에서 전쟁이 확전될 가능성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찰스 브라운 미국 합참의장은 헤즈볼라는 미국이 요격하기 어려운 단거리 로켓을 다량 보유하고 있어 이스라엘에 대해 대규모 공격을 할 경우 지난 4월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막아냈던 것처럼 성공적으로 방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헤즈볼라가 위협을 받고 있다고 느낀다면 이란이 지원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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