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전차로 라파 서부 진격…난민촌도 공격해 민간인 다수 사망

'인도주의 구역'으로 지정된 알마와시로 진입
현지 의료진 "구호품 기다리던 주민들도 공격당해"

2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서 유엔 소유의 한 차량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파손되고 뒤집혔다. 2024.05.28/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서부로 전차와 드론을 동원해 진격했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라파 주민들과 의료진을 인용해 이스라엘군 전차부대가 '인도주의 구역'으로 설정된 라파 서 알마와시 등으로 진격했다고 보도했다.

알마와시는 이스라엘군이 민간인 대피 구역으로 지정한 곳으로, 라파를 떠난 다수의 팔레스타인인이 머무는 지역이다.

알마와시 주민들은 로이터에 이스라엘군이 난민들의 천막에 총격과 폭격을 가했다고 전했으며, 의료진과 하마스 측은 이 공격으로 팔레스타인인 8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한 라파 주민은 로이터에 "(이스라엘군이) 서부 지역에 전투기와 드론, 전차에서 사격했다"라며 "총알과 포탄이 알마와시 지역을 덮쳐 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도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이스라엘군이 알마와시를 공격해 최소 21명이 사망하고 64명이 다쳤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달 26일에는 라파 서부 알술탄 난민촌이 공습당해 최소 45명이 숨지고 249명을 다치는 참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이 인도적 목적으로 낮에 군사 활동을 중단하겠다던 지역에서도 사망자들이 속출했다.

라파 보건 소식통들은 로이터에 이날 라파 북동쪽 케렘 샬롬 검문소에서 구호품을 기다리던 주민들이 공격당해 1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케렘 샬롬 검문소는 이스라엘·이집트와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를 잇는 곳으로 주요 구호품 반입 통로다. 이스라엘군은 해당 검문소로부터 살라알딘 고속도로까지 이어지는 구간에서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군사 활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라파 외에도 가자지구 북부에 전차를 다시 투입하며 하마스 잔당들과 교전을 벌였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시티 자이툰 지역으로 전차 한 대를 보냈으며, 가자시티 교외 셰이크 라드완에서는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주민 4명이 사망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편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이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민간인 밀집 지역에 정밀 유도폭탄을 사용하는 등 민간인과 전투원을 구분하지 못해 전쟁법을 어겼다는 보고서를 냈다.

이에 이스라엘 측은 해당 보고서에 문제가 있다며 일부 사실만 보고 법적인 결론을 도출하려고 시도한다고 비난했다.

이스라엘군 주력 메르카바 전차가 13일 남부 가자 접경지에서 포신을 팔레스타인쪽으로 향한 채 관목사이에 은폐해 있다. 2024.06.13 ⓒ AFP=뉴스1 ⓒ News1 박재하기자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