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오늘부터 이슬람 메카 성지순례…가자지구 추모 이어져
150만 입국…성지순례 19일까지 계속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이슬람 최대 종교행사인 '하지(Haji·성지순례)'가 14일(현지시간) 시작됐다.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래 치러지는 첫 하지인 만큼 팔레스타인 희생자들을 향한 추모도 이어졌다.
하지는 이슬람교도가 지켜야 할 5가지 의무인 신앙고백·메카 방향으로 하루 5회 기도·구제·라마단 금식·성지순례 가운데 성지순례에 해당하는 행위다. 무슬림은 평생에 이 다섯 가지 의무를 한 차례 이상 이행해야 한다.
이에 따라 무슬림은 일생에 1번은 메카의 대사원인 카바 신전을 방문해 성지순례 의식을 치러야 한다. 의식은 5~6일간 진행되는데, 올해는 오는 14일부터 19일까지다. 이날까지 150만 명의 순례자가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전에 모인 이들은 흰 순례복을 입고 알라신을 향해 함께 5일간 기도를 올린다. 그리고 하지가 끝날 때까지 머리나 손톱을 깎지 않는다. 또 순례자들은 카바 신전의 성석에 입을 맞추고 신전을 7바퀴 돈 뒤 기도와 명상을 하고, 알라신에게 소와 닭 등 가축을 바치는 희생제를 지낸다.
이번 하지는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발생한 이후 맞는 첫 하지다.
모로코 출신의 순례자 자흐라 베니자라는 AFP통신에 "우리 형제들이 죽어가고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벨린다 엘함도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끝나도록 매일 기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사우디 당국은 팔레스타인 추모 물결에 선을 긋고 있다. 타우피크 알-라비아 하지·움라부 장관은 "어떤 정치적 활동도 용인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타우피크 알-라비아 하지·움라부 장관은 이날 수도 리야드에서 취재진에게 "순례자수는 대유행 이전으로 돌아갈 것
하지에는 평균적으로 200만~300만 명의 이슬람 신도가 참여하지만, 지난 2년 동안은 코로나19로 인해 행사가 대폭 축소됐다. 2020년에는 1000여 명이, 2021년에는 6만 명이 성지순례를 위해 메카를 찾았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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