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의회, 초정통파 '하레디' 군복무 확대 법안 논의 재개
군 면제 26→21세 하향…징집 "매우 천천히" 확대
야당은 신속한 징집 확대 주문…국방장관도 반대
-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가 유대교 초정통파 '하레디'의 군복무를 확대하는 법안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크네세트는 이날 찬성 63표, 반대 57표로 2022년에 발표된 하레디 징집 법안의 논의를 계속하기로 투표했다.
2022년 발표된 이 법안에 따르면 종교 학교인 '예시바'에 등록한 하레디 남성의 군 면제 연령이 26세에서 21세로 하향 조정된다. 또 이 법안에는 하레디의 징집을 "매우 천천히" 늘린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해당 법안의 입법 절차가 재개되면서 크네세트는 향후 청문회와 독회 등을 거쳐 이를 최종 통과시킬지 결정하게 된다.
전통적 유대교 율법을 엄격히 따르고 세속주의를 배격하는 하레디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부터 군 복무가 면제돼 왔다.
전체 인구의 약 12%를 차지하는 하레디는 유대교 연구에 매진한 채 직업을 가지지 않으며 정부 보조금을 받아 생활한다.
그러다 이스라엘 대법원은 2017년 9월 하레디의 군 면제가 위헌이라 판결했으며,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들의 반발로 관련 규정은 수정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하자 하레디의 병역 면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고, 이들이 이제는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결국 이스라엘 의회는 하레디의 반대 여론과 길어지는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안보 불안에 대한 절충안으로 하레디의 군 복무를 점진적으로 늘리는 방향으로 논의를 다시 시작한 셈이다.
하지만 최근 전시 내각에서 탈퇴한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는 "이스라엘군 병사들이 국가를 위해 싸우는 동안 정부는 하레디의 병역 면제를 영구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며 해당 법안이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요아브 갈란드 국방부 장관 역시 "이스라엘 국민은 합의를 갈망한다"라며 "이스라엘군 병사들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사소한 정치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라고 하레디의 신속한 군 복무 확대를 주장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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