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정적' 중도 간츠, 전시 내각 탈퇴…"총리가 승리 막고 있어"
"국민 분열시키지마라…조기 총선 날짜 확정해야"
간츠 떠나도 연정 유지…정치적 후폭풍 무시 못해
-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적인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가 전시 각료 사임을 선언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FP통신에 따르면 간츠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가 진정한 승리로 나아가는 것을 네타냐후 총리가 막고 있다"라며 "그렇기에 우리는 오늘 무거운 마음으로 비상 정부를 떠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간츠 대표는 "우리 국민을 분열시키지 말라"라며 네타냐후 총리에게 새 정부 구성을 위한 조기 총선 날짜를 확정 지으라고 압박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정적으로 꼽혀온 간츠 대표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되자 국민통합을 지지한다며 전시 내각에 참여해 각료로 활동해 왔다.
하지만 간츠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가 뚜렷한 전후 계획을 내놓지 않고 전쟁을 질질 끌고 있다고 비판하며 종종 반기를 들었다.
그러다 그는 지난달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 전후 계획을 이달 8일까지 수립하지 않으면 전시내각에서 탈퇴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이에 따라 간츠 대표는 8일에 전시내각 탈퇴를 발표하려 했으나 이스라엘군이 인질 4명을 가자지구에서 구출하면서 발표 일정을 하루 미뤘다.
간츠 대표의 사임에도 이스라엘 연립정부는 유지된다. 네타냐후 총리가 속한 리쿠드당 등 5개 정당이 의회 120석 중 64석을 차지해 국가통합당 없이도 과반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8개월 넘게 이어진 가자지구 전쟁으로 네타냐후 총리를 향한 비판이 나라 안팎으로 커지는 만큼, 간츠 대표의 각료 사임으로 인한 정치적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간츠 대표를 향해 "지금은 전투를 포기할 때가 아니라 힘을 합쳐야 할 때다"라며 내각 잔류를 촉구했다.
간츠 대표의 이탈로 네타냐후 총리는 앞으로 극우 세력에 훨씬 더 의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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