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정보기관, 전쟁범죄 수사하던 ICC 검사장에 압력"
"물밑 접촉 시도…스토킹 수준 '비열한 전술' 사용"
이스라엘 "거짓되고 근거 없는 주장" 전면 부인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이스라엘 대외정보기관인 모사드 전 국장이 국제형사재판소(ICC) 전 검사장에게 가자지구 등 팔레스타인 영토 내에서 전쟁 범죄 수사를 포기하라고 압력을 가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요시 코헨 전 모사드 국장이 ICC 검사장이었던 파투 벤수다와 비밀리에 접촉했고, 벤수다 전 검사장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범죄 수사를 진행하지 말라고 협박했다고 세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코헨 전 국장은 2016~2021년 모사드 국장을 지낸 인물로, 30년 넘게 모사드 요원으로 활동했다.
벤수다 전 검사장은 지난 2021년 3월 "2014년 6월부터 저질러진 것으로 추정되는 범죄를 조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조사에는 2014년 가자 전쟁, 2018년 가자 국경 충돌, 서안지구 내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에 대한 전쟁범죄 조사를 개시하기로 한 ICC의 결정은 터무니없다"고 크게 반발했다.
가디언은 한 이스라엘 소식통을 인용해 "모사드의 목적은 벤수다 전 검사장을 타협하게 만들거나 이스라엘의 요구에 협력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전했다.
코헨 전 국장과 벤수다 전 검사장은 2017년 뮌헨 안보회의를 계기로 처음 만난 것으로 추정된다. 또 2018년 벤수다 전 검사장이 미국 뉴욕을 방문할 당시 코헨 전 국장이 벤수다 전 검사장이 머물던 호텔을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
세 소식통은 뉴욕 만남 이후 코헨 전 국장이 여러 차례 벤수다 전 검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만남을 추진했다고 전했다.
코헨 전 국장의 활동에 대해 브리핑받았던 한 소식통은 코헨 전 국장이 벤수다 전 검사장을 위협하기 위해 '비열한 전술'을 사용했다고 언급하며 그의 행동을 '스토킹'에 비유하기까지 했다.
두 소식통에 따르면 모사드는 벤수다 전 검사장의 가족까지 스토킹 대상으로 삼았으며, 벤수다 전 검사장의 남편에 대한 비밀 녹취록도 입수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코헨 전 국장이 네타냐후 총리의 '비공식 메신저' 역할을 했다고도 했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이같은 보도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이스라엘 총리실 대변인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에 해를 끼치려는 거짓되고 근거 없는 주장으로 가득 차 있다"고 일축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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