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국제사회 비난에도 라파 중심부 진입…"격렬한 포격"(종합2보)
"건물 꼭대기에서 움직이는 모든 것에 총격 가해"
"이스라엘군, 라파 중심부 로터리 점령"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국제사법재판소(ICJ)의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공격 중지 명령 이후에도 라파를 향한 공격을 이어온 이스라엘군이 라파 중심부에 들어섰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스라엘군의 라파 중심부 점령 후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는 목격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라파에서 본격적인 시가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현지 목격자들을 인용해 몇몇 이스라엘 탱크들이 라파 중심부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목격자들은 탱크들이 라파 중심부 랜드마크인 알-아우다 모스크 인근에서 포착됐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AFP통신 역시 이스라엘 탱크가 라파 중심부에 주둔했다고 목격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목격자는 "이스라엘 탱크가 라파 중심부의 알 아우다 로터리에 배치됐다"고 말했다.
알 아우다 로터리는 주요 은행, 정부 기관, 기업 및 상점이 있는 라파의 중심부다.
CNN도 "팔레스타인-이집트 국경 남쪽에서 불과 500m 떨어진 로터리를 이스라엘군이 점거하자 격렬한 포격이 이어졌다"고 표현했다.
팔레스타인 WAFA통신은 피난길에 오른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게재하며 "점령군이 도심에 진입한 후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난민이 됐다"고 알렸다.
이스라엘군은 이스라엘군 탱크의 라파 중심부 진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라파에서 계속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만 했다. 이스라엘군은 추후 라파 작전에 대한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라파 서부 주브르 지역에서 이스라엘군과 하마스 전사들 사이에서 총격전이 벌어졌다. 또 매체는 이스라엘군이 원격 조종 장갑차를 들여온 것으로 보인다고 목격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라파의 한 주민은 로이터에 "곳곳에서 탱크 포탄이 떨어지고 있다"며 "많은 가족들이 밤새 총격을 피해 집에서 도망쳤다"고 말했다.
CNN도 목격자를 인용하며 "이스라엘군이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건물 꼭대기에 자리를 잡고 그 지역에서 움직이는 모든 것들을 향해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은 3주 전 라파 검문소의 가자지구 쪽 구역을 장악하며 라파를 사실상 봉쇄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라파에 전면적으로 진입하지 않아 왔다.
이스라엘이 라파에 대한 공격을 진행한 이후 최근 3주 동안 라파에서만 약 100만 명이 탈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 26일 라파의 한 난민촌에 공습을 가하며 45명이 숨졌다. 이번 공격은 ICJ가 이스라엘에 라파 공격 중지를 명령한 지 불과 이틀 만에 발생했다. ICJ는 지난 24일 "라파주에서 군사 공격과 기타 모든 행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이는 가자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 집단에 전체적 또는 부분적인 물리적 파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다만 이스라엘 측에서는 하마스에 맞서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며 라파에 대한 공격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를 두고 국제적인 비판이 쏟아지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긴급회의를 소집했고, 유럽연합(EU)은 3주 전 폐쇄된 라파 국경 검문소 관리를 위한 민간 인력 파견 임무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팔레스타인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7일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주민 최소 3만6096명이 사망하고, 8만1136명이 다쳤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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