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국방 "전쟁목표 달성할 것"…美 '지원중단' 경고에 불복 시사
갈란트 국방, 9일 전몰자 추모식 연설…"우방국에도 '굴복 불가' 의사 전달"
이스라엘군, 라파 공습· 검문소 전차 장악…美 폭탄 3500발 이 선적 중단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 대규모 지상 작전을 전개할 경우 무기 지원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경고했지만, 끝내 라파 침공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방부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갈란트 장관이 이날 전몰자 추모식에 참석해 이같이 연설했다고 발표했다.
갈란트 장관은 "나는 적들뿐만 아니라 우리의 가장 친한 친구들에게도 '이스라엘은 굴복될 수 없다'는 점을 전달했다"며 "우리는 강해질 것이고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것이며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타격하고 안보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고, 다른 나라도 없다"며 "우리는 이스라엘 국민을 방어하고 우리를 향한 사악한 위협을 제거하는 한편 우리를 파괴하려는 자들과 맞서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임을 다시 한번 반복한다"고 덧붙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2월부터 라파에 남은 하마스 4개 대대를 소탕해야 한다는 이유로 라파 침공을 예고해 왔다. 그러나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가자지구 주민 230만명 중 절반 이상인 140만명이 라파에 머물고 있는 만큼 대규모 인명피해가 벌어질 것을 우려해 라파 침공을 만류했다.
그럼에도 인질 석방을 조건으로 한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이 공전을 거듭한 데다 하마스의 로켓 공격으로 이스라엘 장병 3명이 숨지자 지난 6일 이스라엘군은 라파 동부 지역 주민 10만명을 대상으로 라파 북쪽 칸 유니스와 알 마와시 내 '인도주의 구역'으로 즉각 이동할 것을 명령했다.
이에 같은 날 하마스는 카타르·이집트가 제안한 휴전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군 철수와 적대 행위 영구 중단 등의 조건에 난색을 표했던 이스라엘 총리실은 휴전안에 독소 조항이 포함됐다며 채택을 거부했다.
이스라엘군은 6일부터 라파 일대 공습을 재개했고 7일에는 이집트와 라파를 잇는 라파 검문소에 전차를 보내 통제권을 장악했다. 가자지구에 구호품이 반입되는 검문소까지 전차가 진격하자 라파를 상대로 한 제한적 규모의 지상 작전이 시작됐다는 해석을 낳았다.
결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일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군이 대규모 라파 침공을 시작할 경우 대(對)이스라엘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같은 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지난주부터 일부 무기의 이스라엘 수출 선적이 중단됐다고 시인했다.
선적이 중단된 무기는 2000파운드(약 900㎏) 폭탄 1800발와 500파운드(약 225㎏) 폭탄 1700발 등 총 3500발의 폭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길라드 에르단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이날 바이든 행정부의 무기 선적 중단 방침에 항의하며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seongs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