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침공 앞두고 네타냐후 관저앞 모인 시위대…휴전안 수용 촉구
하마스 휴전안 전격 수용…피랍인 가족 "인질 귀환" 촉구
이스라엘군, 밤새 라파 공습…라파 검문소 일대 지상전 돌입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스와의 전쟁이 7개월째 이어진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하마스가 받아들인 휴전안을 거부하며 피란민이 집결한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를 상대로 한 군사작전을 승인하자 성난 시위대가 관저 앞으로 달려가 휴전안 수용을 촉구했다.
가디언과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하마스 피랍 인질 가족들은 6일(현지시간) 밤 예루살렘에 위치한 네타냐후 총리 관저 앞에서 이스라엘군의 라파 공습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을 대표하는 '인질·실종자 가족 포럼'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하마스의 휴전안 수용소식을 언급하며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132명의 무사 귀환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네 손에 피가 있다'는 현수막을 든 100여명의 시위 참석자들은 "비비(네타냐후)는 인질을 버리고 있다"고 외치며 총리 관저를 향해 행진했다.
같은 날 저녁 이스라엘 행정기관이 밀집한 텔아비브의 아얄론 고속도로에선 휴전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려 경찰이 두차례 시위대를 강제 해산했다. 비슷한 시각 텔아비브의 이스라엘 국방부 건물 인근에서도 1000여명이 전쟁 반대 시위에 동참했다.
전날 이스라엘군이 라파 동부 지역 주민 10만 명을 대상으로 라파 북쪽 칸 유니스와 알 마와시의 '인도주의 구역'으로 즉각 이동할 것을 명령하자 하마스는 카타르·이집트가 제안한 휴전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같은 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하마스의 휴전안에는 자신들이 동의하지 않은 내용이 상당 부분 삽입됐다며 휴전을 거부했다. 그러면서 총리실은 가자지구에 피랍된 인질들을 석방하고 군사적 압박을 가하기 위해 라파에서의 작전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마스가 수용하겠다고 밝힌 협상안에는 6주씩 3회에 걸친 교전 중단과 △팔레스타인 수감자·하마스 피랍 인질 맞교환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군 철수 △피란민 귀향과 가자지구 재건 등이 포함됐다고 한다. 이 중 영구 휴전을 목표로 이스라엘군이 철군하고 가자지구를 상대로 적대 행위를 중단한다는 조건은 네타냐후 총리로선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월부터 인명피해를 우려한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라파에 남은 하마스 4개 대대를 소탕해야 한다는 이유로 라파 진격을 거듭 예고한 바 있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이날 라파에 전투기를 투입해 밤새 폭격을 가한 데 이어 7일 오전에는 라파로 향하는 검문소에 탱크를 투입해 제한된 규모의 지상전에 돌입했다.
다만 이스라엘군이 투입한 탱크가 아직까진 라파 검문소 내 팔레스타인 통제 구역을 장악한 데 그친 데다 전날 라파 군사 작전 승인 사실을 알린 네타냐후 총리실이 휴전 협상 실무팀이 이집트 카이로로 이동해 관련 물밑 협상을 재개한다고 밝힌 만큼 이날 작전은 '독소조항' 제거를 위한 '협상용'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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