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라파 동부 주민에 "즉시 대피" 지시…공격 임박(종합2보)
이스라엘군, "일시적 대피"라며 20㎞ 거리 텐트촌으로 이동 지시
서방 및 이웃 국가들, 인명피해에 우려…하마스는 "대가 치를 것" 반발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이스라엘군(IDF)이 "가까운 시일 내에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서 강력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말한 지 하루 만에 라파 동부 지역 주민들에게 "즉시 대피" 명령을 내렸다.
CNN에 따르면 IDF 대변인실 아비차이 아드라이 부서장은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 국방군은 검문소의 임시 '인도주의 구역'으로 즉시 대피할 것을 촉구한다"고 지시했다.
IDF 국제 대변인 나다브 쇼샤니는 이날 브리핑에서 "일시적 대피를 요하는 제한된 작전"이지 "대규모 대피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육군 라디오 방송은 대피 지역이 라파의 몇몇 외곽 지역에 집중돼 있으며, 대상 주민들은 인근 칸유니스와 알-마와시의 텐트촌으로 안내될 것이라고 알렸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이 시작된 후로 라파에 군대를 파견하겠다는 계획을 거듭 밝혀 왔다.
요아브 갈란트 IDF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하마스가 일부 인질을 석방하는 가자지구 휴전 중재 제안을 거부했기 때문에 이스라엘군의 군사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 이스라엘군은 주민들에게 구체적 대피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며, 공격 실시 여부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
대피 현장의 한 목격자는 로이터통신에 20㎞ 떨어진 '인도주의 구역'으로 이동하라는 이스라엘군의 지시에 일부 팔레스타인 가족이 비를 맞으며 밖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7개월간 이어지고 있는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라파 작전 없이는 승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하마스가 이곳에 억류 중인 수십 명의 인질을 석방하고, 하마스를 소탕해야 한다는 것이 명분이다.
서방과 이집트 등 이웃 국가들은 대규모 인명피해가 예상되는 라파 작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특히 라파 작전을 두고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례적인 균열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앞서 이스라엘에 만약 라파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이 일어날 경우, 미국은 이를 공개적으로 반대할 것이며 양국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뜻을 전달했으나,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대안이 부족한 상황에서 라파 지역을 포함한 군사 행동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대피 지시에 "위험한 (현상) 격화"라고 비난하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맞받았다.
한편 라파에서는 지난밤에도 이스라엘 군용기가 주택 10채를 공격해 최소 20명이 숨지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로이터는 의료진을 인용해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보건 당국은 전날 라파 인근 케렘 샬롬 국경지대에 하마스가 여러 발의 로켓을 발사해 이스라엘 군인 3명이 사망했으며, 이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주민 최소 19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했다. 양측 간 교전으로 케렘 샬롬 검문소는 현재 막힌 상태다.
이런 공격은 이집트 카이로에서 양측의 휴전 협상이 결렬 위기에 빠진 가운데 발생했다.
유엔에 따르면 가자지구 북부에는 230만 명이 머물고 있으며 "본격적인 기근"이 시작됐다. 또 신디 매케인 세계식량계획(WFP) 사무국장은 NBC에 "북쪽에서 본격적 기근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는 남쪽으로 퍼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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