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휴전 임박 기대 고조…美, 이-사우디 관계정상화 카드로 압박(종합)
하마스 "이스라엘 제안 큰 문제 없어"…타결 청신호 켜지나
인질 33명 석방, 장기휴전 등 담겨…美는 사우디 통해 압박
- 박재하 기자,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강민경 기자 = 6개월 넘게 계속된 가자지구 전쟁을 멈추기 위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 휴전이 임박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재국들은 연신 최근 일련의 협상이 "희망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도 협상안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면서 실제로 휴전이 타결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29일(현지시간) AF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협상 대표단이 이집트 카이로를 떠나 가자지구 전쟁 휴전 협상안에 대한 서면 답변을 가지고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 등 중재국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을 조율해 왔고, 가장 최근에는 카이로에서 협상이 진행됐다.
이와 관련해 한 하마스 고위 관계자는 AFP에 가장 최근의 휴전 제안에 "큰 문제가 없다"라며 "이스라엘 측에서 새로운 장애물이 없다면 분위기는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역시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도중 "하마스가 제안받은 내용은 이스라엘 쪽에서 대단히 관대하다"라며 "하마스가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를 희망한다"라고 강조했다.
사메흐 쇼크리 이집트 외무부 장관도 이날 WEF에서 "이번 제안은 양측의 입장을 모두 고려한 것"이라며 "우리는 희망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제안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부 장관은 이번 협상안에 40일간의 휴전은 물론, 하마스가 인질을 석방하는 대가로 이스라엘에서는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가 풀려날 수도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부연했다.
CNN은 협상 상황을 잘 아는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하마스가 휴전을 대가로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33명을 석방하라는 이스라엘 측의 최신 휴전 제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제안은 두 단계로 구성됐으며, 인질 20~33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맞교환하고 이 기간 일시 휴전에 돌입하는 것이 첫번째 단계다.
다음은 '지속 가능한 평온의 회복'으로 명명된 장기 휴전 기간 남은 인질을 모두 석방하는 대가로 더 많은 팔레스타인 수감자가 풀려나게 된다.
이에 한 소식통은 CNN에 '지속 가능한 평온'은 사실상 영구 휴전을 뜻한다며 "이는 영구 휴전이라고 하지 않고 영구 휴전에 동의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한 이스라엘 소식통은 이집트 측이 1년 휴전과 남은 인질과 사망자 시신 송환,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 등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기간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 있는 최소 30만~40만 명의 주민들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다만 최종 결정은 카타르에 있는 하마스의 정치국이 아니라 가자지구 내 군사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가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휴전 협상이 이스라엘의 라파 침공을 앞두고 이뤄지는 만큼, 국제사회는 협상 결과에 더욱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교부 장관은 인질 석방이 이뤄진다면 이스라엘군이 라파에서 "작전을 연기하겠다"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통화하며 라파 공격으로 일어날 수 있는 대규모 인명피해나 확전 위험성에 대해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은 이스라엘의 숙원 사업인 사우디와의 관계 정상화 카드를 이용해 이스라엘에 눈치를 주고 있다.
지금까지 사우디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격을 중단하지 않으면 수교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즉,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이뤄져야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 논의도 진전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사우디가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 조건 중 하나로 내건 미국-사우디 방위조약 체결이 근접했다고 발표하면서 이제는 이스라엘이 휴전으로 화답할 차례라고 압박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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