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전쟁 200일…'임박 정황' 이스라엘 라파 공격하면 "대참사" 우려
칸유니스에 대규모 텐트촌…인도적 구역도 설정
美 "140만 대피는 비효과적"…친팔 시위도 확산
-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200일을 맞이한 가운데,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라파 공격이 임박했다는 정황이 계속 나오고 있다.
특히 라파에 몰린 140만여 명의 피란민을 대피시키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텐트촌까지 건설되면서 본격적인 지상작전이 조만간 시작될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간) AFP통신과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위성업체 맥사(Maxar) 테크놀러지가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가자지구 중부 칸 유니스 인근에 대규모 텐트촌이 조성되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에는 공터에 흰색 텐트들이 바둑판 모양으로 빽빽하게 들어선 모습이 담겼다. TOI는 이 텐트촌이 지난 16일부터 보이기 시작해 계속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군은 이 텐트촌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정황을 고려하면 위성 사진에 담긴 텐트촌은 이스라엘군이 그동안 예고하던 라파 지상작전을 앞두고 이곳에 몰린 140만여 명의 민간인을 대피시키기 위한 시설로 추정된다.
실제로 현지 일간 하레츠는 이집트가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을 앞두고 해당 텐트촌을 건설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 라파 공격 의지를 드러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최근 라파 진입 전 주민들을 가자지구 내 '인도주의 구역'으로 이주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집트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2~3주간 라파 주민들을 칸 유니스나 다른 지역으로 대피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민간인 대피가 완료되는 대로 이스라엘군이 라파에 점진적으로 진격해 최소 6주간 지상작전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NYT는 이스라엘군 관계자를 인용해 가자지구 서부 연안 도시 알마와시에 인도주의 구역을 조성했다며 라파 공격 시 이곳으로 주민들을 대피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대피 계획에도 실제로 이스라엘군이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대규모 인명피해를 피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14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을 대피시킬 효과적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라파에서 과도한 민간인 피해를 초래하지 않고 인도적 지원을 심각하게 방해하지 않는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라고 지적했다.
노르웨이 난민위원회의 얀 에옐란 대표는 AFP에 "라파 지상작전은 종말론적 상황이 될 것이다"라며 "인도주의 단체들은 재앙을 향한 카운트다운을 완화하는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스라엘이 인도주의 구역을 마련했다는 알마와시 역시 이미 피난민으로 포화 상태라 라파 주민들까지 이곳으로 보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런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는 "앞으로 하마스에 대한 군사적, 외교적 압박을 강화하겠다"라며 "이는 인질을 석방하고 우리의 승리를 달성하는 유일한 방법이다"라며 라파 진격 의지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한편 이처럼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이 다가오면서 미국에서는 이스라엘 비판하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대학생들의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 18일 학생들이 캠퍼스 잔디밭에 텐트를 설치하며 농성에 나선 컬럼비아대를 시작으로 매사추세츠 공과대(MIT), 터프츠대, 에머슨대 등에도 이런 텐트 시위가 번지는 추세다.
또 가자지구 내 한 병원에서 팔레스타인인의 시신 수백 구가 집단 매장된 채로 발견돼 이스라엘군과 하마스 간 진실공방도 벌어지고 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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