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구호트럭 오폭 장교 2명 해임…하마스 행렬로 오인"(상보)

이스라엘군 "구호단체 로고 식별 못해…치명적 실수"
WCK "이스라엘 자체 조사 불신…독립적 조사 촉구"

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국제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의 차량이 파괴된 모습. 이 사건으로 WCK 관계자 7명이 숨졌다. 2024.04.02/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공습으로 구호단체 관계자들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관련자 2명을 해임했다고 5일 발표했다.

로이터통신과 CNN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이같이 발표하며 "공습을 승인한 이들은 하마스 요원들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확신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구호차량에 대한 공격은 잘못된 식별, 의사결정 오류, 표준 작전 절차에 위배되는 공격으로 인한 심각한 오류에서 비롯된 중대한 실수다"라고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지난 1일 밤 국제구호단체인 월드센트럴키친(WCK) 차량 3대를 공습했다. 이 공격으로 WCK 관계자 7명이 숨졌다.

희생자 중에는 미국·캐나다 이중국적자가 포함돼 있었으며 이 밖에도 영국 국적자 3명과 호주 국적자 1명, 폴란드 국적자와 팔레스타인 국적자가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내부 조사 결과 이번 작전을 수행한 드론 부대는 날이 어두워 해당 차량 지붕에 크게 새겨진 WCK 로고를 식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를 하마스가 탈취한 차들로 오해한 이스라엘군은 드론 공격을 강행했고, 공격당하는 차량 사이에서 구호대원들이 목숨을 걸고 도망치는 상황에서도 공습을 멈추지 않았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는 표준 교전 수칙에 위배되는 행위"라며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엄청난 사건이며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격을 승인한 대령과 소령을 해임하고 다른 장교 3명을 견책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스라엘의 내부 조사 발표에 WCK 측은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공격에 대한 책임과 실수를 인정했으며 이는 중요한 진전이다"라면서도 "이스라엘군이 자체 프로토콜과 지휘 체계, 교전 수칙을 무시하고 무력을 행사했다는 사실도 분명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군의 자체적인 조사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우리는 독립적인 조사위원회 조성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