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구호활동, 오폭에 중단위기…이스라엘·서방에 휴전 촉구

국경없는의사회 등 13개 단체 기자회견…WCK직원 7명 사망사건 규탄

유엔 관계자들이 2일 이스라엘의 정밀 공습에 피격된 월드 센트럴 키친(WCK)의 자동차 잔해를 조사하고 있다. WCK는 이스라엘과 교전중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인도적 식량구호활동을 벌여왔으며 전날 피습으로 7명의 국내외 봉사자들이 사망했다. 2024.04.02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오인 폭격으로 구호활동가 7명이 사망하자 국제 구호단체들은 가자지구에서 정상적인 구호품 배급이 끊길 위기에 놓였다며 이스라엘과 서방을 상대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휴전을 촉구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국경없는의사회, 옥스팜, 세이브더칠드런 등 가자지구 내 13개 국제 구호단체는 4일(현지시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이스라엘의 구호활동 방해로 가자지구가 대량 학살에 직면했다고 비판했다.

이사벨 드푸르니 국경없는의사회 회장은 이날 전화로 진행된 회견에서 국경없는의사회도 이번 전쟁으로 300명의 가자지구 내 직원 중 5명을 잃었다며 지난 1일 국제구호단체인 월드센트럴키친(WCK) 직원 7명이 사망한 건 그리 놀랍지 않다고 개탄했다.

드푸르니 회장은 "지난 6개월 동안 우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갇힌 주민을 상대로 대규모 폭격을 벌이는 것을 목격했다"며 "현재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자지구는 사람이 살기 적합하지 않은 곳이 되어가고 있다"며 "죽음의 문지방을 이미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스콧 폴 옥스팜 회장이 전한 가자지구의 기근 상황은 심각했다. 그는 구호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가자지구 북부 주민들은 "매우 적은 양으로 살아가고 있다"며 하루 평균 245㎉로 연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콩 통조림 한캔에도 미치지 못하는 열량이며 1인당 하루 평균 권장 섭취량인 2100㎉의 8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드푸르니 회장은 지난 1월에 지난달 28일에도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기근을 방지하기 위해 가자지구 내 인도적 지원을 허용할 것을 명령했음에도 여전히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직격했다. 그는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을 급습하고 WCK 직원을 공격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이스라엘은 인도적 지원을 차단하고 주요 민간 인프라를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국제 구호단체들은 이날 한목소리로 이스라엘은 물론 이스라엘에 무기를 판매하는 서방국들도 "국제법상의 잔혹 범죄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하마스와 즉각적인 휴전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가자지구 내 진료를 잠정 중단했지만, 13개 국제 구호단체 중 어느 곳도 가자지구에서 인력을 철수하는 일은 없다고 못 박았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