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최대였는데…이스라엘군 철수 뒤 알시파 병원, 핵폭탄 맞은 듯

2주간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접전

폐허가 된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을 팔레스타인인들이 둘러보고 있다. 2024.04.01.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최대 알시파 병원을 둘러싸고 최근 2주간 이스라엘군과 하마스 사이 접전이 이뤄지면서 병원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AFP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의료 시설이 완전히 마비된 것은 물론 그곳에 있던 대규모 묘지까지 파괴됐다.

가자 북부의 구급차 서비스 관계자인 파레스 아파나는 "시신들이 알 시파 의료 단지에 흩어져 있다. 의료팀은 여전히 현장에서 주변과 내부의 시신과 부상자들을 옮기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알시파 병원에 대한 공격이 시작된 것은 지난 3월 18일 이른 시각이었다. 이스라엘군은 병원 안에 하마스 요원들이 있다며 이들을 표적으로 삼은 급습을 시작했다. 이 작전은 단지 안팎에서 대규모 전투로 바뀌었다. 이스라엘은 이 전투들로 인해 하마스 대원 200명이 죽고 수백명이 구금됐다고 밝혔다. 하마스 측은 300명이 사망했다고 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알시파 병원에서 병력을 철수했다고 밝혔다.

무너진 병원 현장에 있던 한 남성은 "다 파괴됐다. 환자를 누일 침대조차 남지 않았다"면서도 "우리는 여기에 묻힐 것이며 여기서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격전이 있었던 알시파병원의 4월1일 기준 전후 모습(왼쪽은 2024년 4월1일, 오른쪽은 2023년 12월10일 사진이다.) ⓒ AFP=뉴스1

폭격 말고도 가자 지구를 괴롭히는 것은 굶주림이다. 팔레스타인인 안와르 엘 존디는 "주변의 파괴된 모습을 보면 마치 지진이나 핵폭탄이 강타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물론 폭격은 끔찍했다. 밤낮으로 폭격을 가했다. 이곳 사람들은 남은 음식으로 먹고 살고 있는데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고 전했다.

한때 전문 수술실과 산부인과 센터를 두고 있었던 가자 최대 병원 알시파병원은 이제 파괴 정도가 너무 심해 병원으로 쓰도록 복구도 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 팔레스타인 남성은 "병원이 완전히 파괴됐다는 것은 병원이 환자든 생명이든 더 이상 이들을 살릴 어떤 용도로도 적합하지 않다는 뜻"이라면서 철거해야 할 듯하다고 덧붙였다.

폐허가 된 알시파 병원 자리에 앉아 있는 모자. 알시파병원은 다른 곳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해 피난민들이 모여들던 곳이기도 하다. 2024.04.01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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