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퇴진, 총선 실시"…이스라엘 반정부 시위, 사흘째 이어져

예루살렘·텔아비브 등에 수천명 운집…도로 점거도
군 복무 면제 요구하는 초정통파 유대교도도 시위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시위대가 한 도로를 점거하며 베냐민 네타냐후 내각의 퇴진과 조기 총선 실시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4.04.01/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내각 퇴진과 가자지구 인질 협상 합의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사흘째 이어졌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예루살렘과 텔아비브에서는 수천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네타냐후 정부의 퇴진과 조기 총선 등을 요구하는 시위에 나섰다.

시위대는 하마스와의 전쟁이 6개월째 이어지고 있으면서도 가자지구에 억류된 130여명의 인질이 여전히 돌아오지 못했다며 네타냐후 내각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시위대는 이스라엘 국기와 "당장 총선 실시하라"라는 깃발을 흔들고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고 일부 시위대는 서로 팔짱을 끼고 도로에 앉아 점거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를 해산하거나 체포하는 등의 물리적 충돌도 있었다.

시위에 참여한 에이낫 레비(40)는 "이건 이스라엘의 실존적 위기"라며 "누군가 와서 나를 납치하면 군대와 정부가 와서 나를 구해줄 거라고 믿을 수 없다면 여기서 살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퇴역 군인인 루벤 벤클러(65)는 "목표가 없는 전쟁을 계속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라며 "이 전쟁의 유일한 목표는 네타냐후 총리의 권력을 유지하는 것뿐이다"라고 꼬집었다.

최근 쟁점으로 떠오른 초정통파 유대인 신학교 학생들의 군복무 면제 문제도 이번 시위에 등장했다.

텔아비브 크네세트(의회) 청사 앞에 모인 시위대는 하레디(초정통파 유대교도)의 군 면제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냈다.

테힐라 엘리트주르(54)는 종교계가 더는 "의무를 피해서는 안 된다"라며 "나도 아들 3명은 예비군으로, 1명은 현역으로 복무 중이고 의사인 남편도 부대에 있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일부 하레디 시위대는 예루살렘의 주요 고속도로 하나를 봉쇄하며 군 면제 법제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앞서 시위대는 지난달 30일부터 거리로 나오며 텐트를 치고 밤을 새우며 나흘간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전시에, 무엇보다 승리가 임박한 상황에서 선거를 요구하면 이스라엘이 최소 6개월이나 8개월 마비될 것이다"라며 "선거는 인질 석방 협상을 마비시킬 것이며 이에 대해 웃는 이는 하마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시위대가 한 도로를 점거하며 베냐민 네타냐후 내각의 퇴진과 조기 총선 실시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4.04.01/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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