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리 "미국 안보리 휴전 결의안 기권은 매우 나빠"

대표단 미국 파견 취소 결정에 "하마스에 메시지 주기 위한 것"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7일 (현지시간) 예루살렘을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갖고 “라파 공격 개시 전 민간인을 대피시키겠다”고 밝히고 있다. 2024. 3. 18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7일(현지시간) 자국을 찾은 미국 상원의원들 앞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가자지구 휴전 결의안에 거부권이 아닌 기권 표를 던진 미국을 비난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릭 스콧 공화당 상원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미국 정부의 결정은 매우 매우 나쁜 일이었다"고 반발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5일 전쟁 발발 이후 5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가자지구 휴전 요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즉각적인 휴전과 함께 조건 없는 인질 석방을 요구하는 내용이 골자였다.

그동안 휴전 결의안 표결 때마다 번번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미국은 이번에는 기권하면서 사실상 결의안 채택을 도왔다.

이에 불만을 가진 네타냐후 총리는 자국 협상 대표단의 미국 방문 일정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이 대표단은 주중 가자 최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공격과 휴전 등을 논의하기 위해 워싱턴을 찾을 예정이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대표단 파견 취소 결정과 관련해 "하마스를 향해 '국제사회의 (이스라엘) 압박에 기대를 걸어도 소용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였다"며 "그들이 이 메시지를 이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기권은 국제적인 압력이 인질 석방 없이 휴전을 끌어낼 수 있다고 하마스가 믿도록 격려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공화당의 친이스라엘 성향 의원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이스라엘이 기아를 전쟁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허튼소리"라고 일축했다.

한편 이스라엘이 이르면 내달 중에 라파에서 지상전을 개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라파는 현재 140만명이 넘는 피란민이 몰려 있는 곳으로, 이스라엘은 이곳에 하마스 지도부가 숨어있다며 지상 작전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레바논의 친헤즈볼라 신문 알아크바르는 이집트 소식통을 인용, 이스라엘군이 내달 12일쯤 라파에서 지상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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