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제르, 美 군사협정 철회…쿠데타 이후 러시아로 환승 본격화

지난해에는 프랑스군 철수…러시아 의존도 높여
美, 니제르 주둔하며 사헬 지역 이슬람 세력 견제

쿠데타를 주도한 아마두 압드라만 니제르 공군 대령. <자료사진> 2024.03.13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군부가 장악하고 있는 서아프리카 국가 니제르가 미국과의 군사협정을 철회하기로 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아마두 압드라만 니제르 공군 대령은 "니제르 정부는 니제르의 영토에서 미군 및 미 국방부 민간인 직원의 지위에 관한 합의를 즉시 철회한다"고 말했다. 미국 고위 대표단과 회담을 가진 지 하루 만이다.

압드라만 대령은 "미국 대표단이 대표단 구성, 도착 날짜, 의제 등을 당국에 알리는 외교적 프로토콜을 따르지 않았다"며 "니제르는 니제르 국민이 파트너를 선택할 권리를 부정하려는 미국 대표단의 의도를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니제르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지위는 불법이고 헌법과 민주주의 규칙을 위반한 것"이라며 "2012년 니제르에 일방적으로 부과됐다"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쿠데타가 발생한 니제르에는 지난해 기준 약 11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미군은 니제르 중부 아가데즈 지역에 건설한 공군 무인기 기지를 포함해 총 두 개의 기지에서 작전을 펼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사헬 지역의 이슬람 무장 세력을 견제하고 있다.

니제르는 한때 미국의 서아프리카 지역 핵심 파트너였지만, 쿠데타 이후에는 서방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러시아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지난해 니제르에 주둔하고 있던 프랑스군도 니제르의 요청에 따라 모두 철수했으며, 이웃 국가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의 군부 정권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에 지원을 요청했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도 이 성명을 알고 있으며 이는 니제르의 군사 정권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솔직하게 논의한 후 나온 것"이라고 답변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