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후티반군 또 상선공격…"라마단 기간에도 계속"
싱가포르 컨테이너선 표적…美·英 합동공습 하루만
탄도미사일 2발 빗겨가…인명·시설 피해는 없어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예멘 후티반군이 12일(현지시간) 또다시 홍해 상선을 공격했다. 미국과 영국이 반군을 상대로 5번째 합동공습을 단행한 지 하루만이다. 반군이 쏜 미사일이 빗나가면서 별다른 피해는 없었지만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 기간에도 후티반군은 해상 도발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해운사 소유 컨테이너선 '피노키오'(Pinocchio)호는 이날 새벽 홍해상을 지나던 도중 후티반군의 표적이 됐다. 중동지역을 담당하는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성명을 통해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반군이 피노키오호를 향해 대함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지만 명중에는 실패해 인명·시설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후티반군도 선박 공격 사실을 시인했다. 야흐야 사레아 후티반군 대변인은 이날 TV연설에서 '미국 상선' 피노키오호를 표적으로 삼아 공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엔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정보에 따르면 피노키오호는 라이베리아 선적에 싱가포르 해운사가 소유한 컨테이너선으로 미국과의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레아 대변인은 이날 연설에서 가자 전쟁에 대응해 같은 이슬람교인 팔레스타인과의 연대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이번 라마단 기간 군사작전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날을 전후로 시작된 라마단은 다음 달 9일(잠정)까지 한 달간 이어진다. 해당 기간 이슬람교도들은 일출부터 일몰까지 금식과 금욕을 수행하는 게 원칙이다.
후티반군의 이번 공격은 미국과 영국이 전날(10일) 예멘 내 반군 군사시설을 표적 공습한 뒤 발생했다. 반군이 운영하는 뉴스매체 알 마시라에 따르면 서부 항구도시 호데이다 등에선 17건의 폭격이 보고됐다. 예멘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에 미국과 영국의 이번 합동 공습으로 최소 11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이날 CENTCOM은 성명을 통해 전날 오후 9시간에 걸쳐 예멘 후티반군 통제 지역에서 홍해 상선과 미 해군에 위협이 되는 무인 수중드론 1대와 대함 미사일 18기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다만 영국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번 공습에 영국이 참여했다면 지난 1월12일 양국의 첫 합동 공습 이후 5번째다.
후티반군은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발발한 전쟁에서 하마스 지지 의사를 밝힌 뒤 11월 중순부터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를 활용해 지금까지 최소 40차례 이상 홍해와 아덴만 일대 선박을 공격했다. 해운업계가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뱃머리를 돌리면서 물류비 인상으로 이어지자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은 함정을 급파해 홍해 일대를 순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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