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유엔 구호기관 직원 450명은 하마스 요원" 주장
하기리 해군 소장 4일 브리핑…"몰랐다고 발뺌할 수 없다"
서방 자금줄 끊긴 UNRWA 읍소…"관련 정보 유엔에 공유"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직원 450명이 지난해 10월 자국을 기습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요원들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대변인 다니엘 하기리 해군 소장은 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450명이 넘는 UNRWA 직원들이 가자지구 테러단체에서 요원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기리 소장은 이어 "이는 우연이 아닌 조직적인 일"이라며 UNRWA 측이 "몰랐다고 발뺌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관련된 추가 정보를 유엔을 포함한 국제 파트너들에게 발송했다고 덧붙였다.
UNRWA의 하마스 연루 의혹은 지난 1월 이스라엘 정보당국에 의해 처음 제기됐다.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190명의 하마스 요원이 UNRWA에서 일하고 있으며 이중 12명이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에 가담했다는 문건을 미국과 공유했다.
이에 미국, 영국, 독일, 캐나다 등 최소 16개국은 UNRWA 지원금 지급을 잠정 중단했다. 유엔은 UNRWA의 중립성 평가를 위해 이달 말 보고서 발간을 목표로 지난달 5일 카트린 콜로나 전 프랑스 외무장관이 이끄는 독립적인 조사단을 꾸렸다.
이스라엘군의 주장에 대해 이날 UNRWA는 유엔 조사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정보든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줄리엣 투마 UNRWA 대변인은 "UNRWA 직원이 받고 있는 매우 심각한 혐의와 관련된 정보를 갖고 있다면 누구든 유엔 조사단에 공유할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1949년 설립된 UNRWA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요르단강 서안지구,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 등지에서 교육, 의료 및 인도주의적 구호 활동을 벌여왔다. 직원 1만3000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팔레스타인 난민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 기습 이후 가자지구를 상대로 한 이스라엘의 군사 보복이 4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UNRWA에 대한 현지 주민의 의존도는 더욱 커진 실정이다. 자금 지원 중단이 장기화되자 필립 라자리니 UNRWA 집행위원장은 이날 유엔 총회에서 "추가 자금이 없다면 우리는 세계 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미지의 영역에 있게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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