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라파 진격 초읽기…네타냐후 "안전한 통행" 약속

네타냐후 11일 ABC 방송 인터뷰… "라파 내 하마스 대대 잡아야"
193만 피란민 대다수 라파에 집결…더 내려가려면 이집트 월경해야

지난달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발언하는 모습. 2024.01.07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다섯달째 보복을 벌이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진격을 예고한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민간인 대피를 위한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11일(현지시간) 미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승리가 코앞에 있다. 마지막 보루인 라파에 남은 하마스 대대를 잡아야 한다"며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이스라엘군의 라파 진격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어 "민간인들이 떠날 수 있도록 안전한 통로를 제공해 그들이 떠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피란민들이 대피할 공간이 있느냐는 질문에 "세부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지난 9일 성명을 통해 "하마스를 제거하지 않고, 라파에 하마스 대대 4개를 남겨둔 상태로는 전쟁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7일 기습으로 1200명을 살해하고 240여명을 인질로 붙잡은 하마스를 섬멸하는 것이 이번 전쟁의 최종 목표임을 분명히 해왔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주장한 대규모 민간인 대피는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게 국제사회의 공통된 시각이다. 개전 초기 이스라엘군의 대피 명령에 따라 가자시티를 비롯한 북부에서 남부 라파로 주민 대부분이 이동해 라파는 현재 피란민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더 남쪽으로 대피하려면 이제는 이집트로 월경해야 한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따르면 가자지구 전체 피란민 193만명 중 대다수가 현재 라파에 머물고 있다. 가자지구 전체 면적의 20%에 불과한 라파에 230만 가자 인구의 80% 가량이 몰려 있는 셈이다.

각국은 이스라엘군의 라파 진격에 일제히 우려를 표명했다. 전날 이집트 외교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군이 피란민을 이집트로 밀어내는 행위를 허용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같은 날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도 라파 공격 중단을 촉구했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