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팔' 무장괴한, 튀르키예 P&G공장서 인질극…직원 7명 무사 구출

무장한 남성 1명 P&G 공장 난입…"이스라엘 학살 중단" 요구
9시간 대치한 경찰, 공장 급습…전원 구출하고 무장괴한 구금

무장괴한 1명이 1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북서부 코자엘리주 공업지대 내 미국 생활용품 기업 P&G 제조공장에 침입해 직원 7명을 인질로 붙잡았다가 9시간 만에 체포됐다. 인질은 경찰에 의해 모두 안전하게 구출됐다. 2024.2.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군사작전에 항의하는 무장괴한이 1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소재 미국기업 공장에서 직원 7명을 인질로 억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무장괴한 설득에 나선 튀르키예 경찰은 대치 9시간 만에 공장에 진입해 인질 전원을 무사히 구출했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시각으로 이날 오후 3시쯤 신원을 알 수 없는 무장한 남성 1명이 튀르키예 북서부 코자엘리주 공업지대 내 미국 생활용품 기업 P&G 제조공장에 침입해 남성 6명과 여성 1명 등 직원 7명을 인질로 붙잡았다.

인질 1명이 온라인에 공유한 사진에는 팔레스타인 깃발로 얼굴을 가린 무장괴한이 자살폭탄 조끼를 착용하고 총을 들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세다르 야부즈 코자엘리 주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무장괴한은 이스라엘의 가자 주민 학살을 막고 이집트와 접한 라파 검문소를 통한 인도적 지원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총을 버리고 자수할 것을 설득했지만 무장괴한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대치 9시간 만인 이날 자정무렵 경찰은 무장괴한이 화장실에 간 사이 급습을 감행해 직원 7명을 안전하게 구출하고 무장괴한을 구금했다. 야부즈 주지사는 "무장괴한이 가슴에 폭발물을 묶고 있어 경찰이 모든 가능성을 검토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억류된 7명의 생환 소식에 봉쇄된 시설에 모여 있던 인질 가족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면서 무장괴한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보내는 튀르키예의 노동자들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비판했다. 26세 여성 인질의 어머니인 시그뎀 아이데미르는 이날 AFP와의 인터뷰에서 무장괴한을 향해 "팔레스타인을 위한다면 차라리 그곳에 가서 싸우라"고 말했다.

튀르키예에선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스라엘의 군사보복에 가자지구 주민피해가 속출하자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국에 반대한다며 코카콜라와 스타벅스 등 미국기업 제품에 대한 대대적인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12월 가자지구 누적 사망자수가 2만명이 넘어서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히틀러에 빗대 강력 규탄했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