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화약고'에 불 붙이려는 친이란 '저항의 축'…의도는[딥포커스]

'시아파 맹주' 이란 지원받는 反이스라엘 세력
중동에서 이란 '대리군' 활동…확전 우려 최고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소속 알카삼 여단 전투원들이 2017년 1월 가자지구 라파에서 열린 튀니지 출신 항공우주 연구원 모하메드 주아리(49) 추모식에 참석한 모습. 2017.1.31.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에서 전쟁 중인 하마스.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군과 충돌하는 헤즈볼라. 그리고 홍해에서 글로벌 물류대란을 일으키는 후티 반군.

이스라엘에 대한 적개심으로 똘똘 뭉친 이들은 '저항의 축'으로 분류된다. 이들의 뒤에는 이란이 있다.

최근 중동 전체를 혼란에 빠뜨리는 이들이 누구인지, 무엇을 노리는지 등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이란 동부 아제르바이잔주(州) 아라스 지역에서 이란 혁명수비대(IRGC) 대원들이 지상군 군사훈련에 임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2022년 영국 내에서 납치 및 살해 음모를 꾸민 것으로 보고 IRGC를 테러단체로 지정할 예정이다. 2022.10.17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저항의 축'은 무엇인가.

▶'저항의 축'은 이란이 지원하는 반(反)이스라엘 무장단체들을 일컫는 말이다.

구체적으로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 △이라크 민병대 카타이브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등이 포함된다.

이들 무장단체는 이슬람이 맹주인 '시아파 벨트'로 불리며,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수니파 국가들과도 대척점에 서있다.

특히 이들은 이란에서 군사 자금과 무기 등을 받으며 일종의 '대리군'으로 중동 곳곳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며 각종 분쟁에 개입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헤즈볼라 지지자들이 깃발을 들고 팔레스타인과 연대를 표현하고 있다. 2023.10.08/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저항의 축'은 어디에서 활동하고 있나.

▶가장 대표적으로 중동 화약고에 불을 지핀 하마스가 있다.

1987년 인티파다(팔레스타인인의 민중봉기)를 계기로 결성된 하마스는 기본적으로 수니파 계열이지만, 이스라엘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무장투쟁 노선이 이란의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져 손잡게 됐다.

그러다 하마스는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민간인과 군인 1200여명을 학살하며 전쟁을 일으켰다.

최근 이스라엘과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헤즈볼라도 저항의 축에 속한다.

1980년대 출범한 헤즈볼라는 저항의 축에서도 가장 강력한 무장단체다. 이란의 지원으로 결성된 헤즈볼라는 2006년 이스라엘과의 전쟁 이후 크게 강화돼 레바논 정규군을 추월하는 군사조직으로 성장했다.

헤즈볼라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하마스 지지를 선언하며 이스라엘과 산발적 교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양측 모두 전면전에 돌입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으르렁거리는 상황이다.

후티반군 ⓒ 로이터=뉴스1 ⓒ News1 정희진 기자

예멘 후티 반군도 홍해에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행패를 부리고 있다.

후티 반군은 1980년대 압둘 말리크 알후티를 중심으로 성장한 시아파 무장세력이다. 특히 이들은 이란을 뒷배로 사우디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와 2014년부터 내전을 벌이며 예멘 서부 대부분을 장악했다.

현재 이들은 전 세계 해운 물동량의 12%를 차지하는 홍해 항로에서 민간 선박을 나포하거나 공격하며 물류 혼란을 일으켰다.

이에 미국은 다국적 함대를 구성해 대응하고 있으며 후티의 도발이 지속되자 미군은 지난 12일부터 예멘 내 후티 근거지를 공습하고 있다.

3일 (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열린 가셈 솔레이마니 전 이란 혁명 수비대 사령관 4주기 추모식서 시민들이 참석을 하고 있다. 2024.1.4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상황이 악화할 수 있나.

▶서방과 중동 전문가들은 이란이 미국이나 이스라엘과의 직접적인 군사적 대결은 피하려 하면서도 저항의 축을 통해 이들의 군대의 발을 묶어두려 한다고 본다.

다시 말해 전면전은 피하되, 중동에서 이란의 존재감을 계속 각인하는 효과를 얻고 싶다는 뜻이다.

실제로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부 장관은 중동 곳곳에서 저항의 축의 공격을 언급하며 "가자지구의 대량학살이 멈춘다면 중동 위기와 공격도 종식될 것"이라며 확전을 원치 않는다고 시사했다.

다만 이란은 저항의 축 단체들에 자금과 무기를 지원하면서도 상당한 자율성을 부여하고 있어 이들이 어떤 돌발행동을 벌일지는 알 수 없다. 또 미국이나 이스라엘군이 이들이 용납할 수 없는 '레드 라인'을 넘을 우려도 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확전의 가장 큰 위험은 이란과 저항의 축 세력이, 또는 미군과 동맹국이 다른 한쪽에 잘못 계산된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에 있다"고 평가했다.

18일(현지시간) AF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외무부는 이날 오전 "이란 시스탄-발루치스탄 지역의 테러리스트 은신처를 겨냥해 고도로 조직적이고 구체적으로 표적화된 정밀타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폭격으로 촉발된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확전 우려가 커지지만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작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