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총리실 "美 주도 다국적군 주둔, 끝낼 방안 논의중"

미군 드론에 민병대 사령관 피살…총리실 "주둔 정당성 만료됐다"

무함마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 참석해 연설하는 모습. 2023.9.22.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이라크가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의 자국 내 주둔을 끝낼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전날 이라크 주둔 미군의 드론 공격으로 수도 바그다드에서 내 시아파 민병대 사령관이 사망하자, 철군 카드를 재차 꺼내든 것이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무함마드 시아 알수다니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정부는 이라크 내 다국적군의 주둔을 영구 종식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하고자 양자위원회 출범 일자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총리실은 이번 드론 공격으로 "다국적군의 주둔 정당성이 만료된 만큼 이들의 주둔을 끝내야 한다는 우리의 입장은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관련 양자위에는 다국적군 대표도 포함될 예정이라고 이라크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에 부연했다.

미 국방부는 전날 바그다드에서 주둔 미군의 드론 공습으로 친(親)이란 시아파 민병대인 '하라카트 헤즈볼라 알누자바'의 사령관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공습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중동 내 미군기지에 대한 공격이 증가한 데 대응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같은 날 이라크 총리실은 이번 공습을 '확전 위험'이라고 보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라크군도 테러 행위와 다르지 않다며 자국에 주둔한 미군 주도 다국적군에도 이번 공습에 책임이 있다고 규탄했다.

미국을 비롯한 다국적군은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창궐하자 이라크 정부의 파병 요청을 받아들여 2014년부터 이라크와 시리아에 주둔하고 있다. IS는 2017년 이후 세력을 잃었지만 미군은 현재까지도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각각 2500명과 900명의 장병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seongskim@news1.kr